[SW이슈] 기성용, 태극마크 반납… 아시안컵까지 설득하자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한국 축구를 위해 10년을 질주했다. 3번의 월드컵에 나섰고, 1번의 올림픽에 출전했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사상 첫 원정 16강을 이끌었고, 2012 런던올리픽에서 사상 첫 동메달 획득의 중심에 섰다. 웃기만 했던 것도 아니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는 처절한 패배를 당하기도 했다. 주인공은 바로 ‘캡틴 키(Ki)’ 기성용(29·뉴캐슬)이다. 한국 축구와 함께 울고 웃었던, 한 몸 다바쳐 희생했던 기성용이 이제 대표팀와 이별하려 한다. 어떻게 보내주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그림일까.

한국 축구대표팀의 미드필더 기성용이 2018 러시아월드컵을 마치고 1일 귀국했다. 대표팀 본진은 이미 지난달 29일 입국했으나, 기성용은 홀로 영국으로 향해 뉴캐슬과의 입단 계약을 마무리했다. 지난 시즌까지 스완지시티에서 활약했던 기성용은 이로써 다음 시즌부터 뉴캐슬 유니폼을 입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를 누빈다.

기성용 입장에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이제 한국 나이로 30대에 접어들었고, 이 과정에서 뉴캐슬로 이적하며 변화를 시도했다. 세계 최고의 프로리그인 EPL 무대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이에 태극마크를 반납하려고 한다. 기성용은 이날 귀국 현장에서 “어느 정도 (대표팀 은퇴와 관련해) 마음의 정리를 했다”며 “내 커리어에 있어서 소속팀에 집중할 지, 대표팀을 좀 더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한국 축구는 이제 4년간 장기 플랜을 세우고 준비해야 한다. 거기에 내가 도움이 될지 고민이 크다”고 은퇴를 시사했다.

사실 기성용의 은퇴는 막을 수 없는 일이다. 기성용은 스포츠월드와의 인터뷰에서 “선수 생활을 길게하고 싶지는 않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 다만 떠나기 전까진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떠나고 싶다”며 정상에서 은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의 의지대로라면 대표팀 은퇴가 먼저이며, 이후 선수 생활 은퇴가 확실하다. 이번 뉴캐슬과의 2년 계약도 단순한 계약 기간을 설정한 것이 아니라 선수생활 은퇴까지 고민한 흔적임을 알 수 있다.

이별을 막을 수 없다면, 아름답게 보내줘야 한다. 기성용은 한국 축구를 위해 성인(A) 대표팀에서만 10년을 넘게 희생했다. 연령대별 대표팀까지 합하면 축구 인생의 대부분은 태극마크를 위해 헌신했다. 중간 과정에서 호기를 부리기도 했고, 우쭐함에 거만한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배우 한혜진 씨와 결혼에 골인하면서 180도 달라진 기성용으로 다시 탄생했다. 그라운드에서 솔선수범하는 형님이자 팀을 위해 헌신하는 일꾼으로, 한국 축구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일원이 됐다.

이번 러시아월드컵에서도 퉁퉁 부은 종아리를 부여잡고 휘슬이 울릴 때까지 몸을 내던졌다. 걷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끝까지 그라운드 곁을 지키며 동생들의 투혼을 응원했다. 그만큼 단호한 결의로 월드컵에 임했다. 손흥민, 김영권 등 이번 월드컵에서 땀과 눈물을 함께 흘린 선수들 모두 종료 휘슬이 울린 후 기성용에게 다가가 안겼다. 기성용이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기성용을 이대로 보낼 순 없다. 모두의 축복을 받으며 대표팀 유니폼을 벗을 자격이 있다. 앞서 차두리 대표팀 코치가 팬들의 환호 속에 그라운드를 떠난 것처럼 기성용 역시 박수를 받으며 태극마크를 반납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 축구는 6개월 후 2019 UAE 아시안컵에 도전한다. 월드컵에서 독일을 꺾었던 그 저력을 잘 살린다면 정상에 도전해야 한다. 대한축구협회는 감독 선임건과 한국 축구의 방향성을 잘 제시해 6개월을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곁에 기성용을 둬야 한다. 한국 축구의 정상과 함께 기성용과의 이별을 고하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시나리오가 아닐까. 대표팀을 위해 헌신한 선수를 아름답게 보내주는 것도 대한축구협회가 해야할 몫이기도 하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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