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찬호의 갱년기이야기] 7. 중년 내장비만 잡는 삭센다 주사

갱년기와 비만은 남녀를 불문,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다니는 존재다. 이는 노화가 진행되며 성장호르몬 분비량이 떨어지는 것과 연관이 깊다. 체내 근육량이 감소하며 기초대사량이 떨어져 젊을 때와 똑같이 활동해도 살이 찌고, 근육이 소실된 자리를 지방이 채우며 군살이 늘어난다.

몸무게 증가량은 여성에서 더 높은 편이다. 대한갱년기학회는 여성의 경우 폐경 이후 평균적으로 5㎏ 안팎 체중이 자연스럽게 늘어난다고 설명한다. 몸매도 다리가 가늘어지고 복부비만이 두드러지는 거미체형으로 변한다. 젊은 시절 하체비만으로 고민하던 여성이 대다수인 것을 감안하면 큰 변화다. 남성은 잦은 술자리·고칼로리 음식 섭취·운동부족 등으로 중년 이후부터 복부비만에 노출되기 쉽다. 남녀를 떠나 배가 나오기 시작하면 그만큼 성인병·만성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아 어느 정도 체중감량이 필요하다.

가장 좋은 것은 꾸준한 저칼로리 고단백질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기초대사량이 떨어지다보니 다이어트 효과가 젊을 때처럼 즉각적으로 나오지 않는 게 대부분이다. 금방 포기하기보다 병원의 도움을 받으면 체계적인 다이어트가 가능하다.

중년의 다이어트는 단순 체형교정뿐만 아니라 건강까지 지키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지방흡입수술 등 체형성형도 좋은 방안이지만, 문제의 복부비만을 완벽하게 개선하지는 못한다. 복부는 피하지방은 물론, 내장지방까지 영향을 주는 부위다. 아무리 지방흡입술로 피하지방을 제거하더라도 내장지방이 가득찬 경우 수술 후에도 이렇다 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다만 내장지방은 식이조절·규칙적인 유산소운동 등 조금만 노력하면 피하지방에 비해 감량이 수월한 편이다. 다만 갱년기에 접어든 중장년층은 젊은층과 달리 무작정 칼로리를 제한하고 무리한 운동을 시행하기에는 건강상 어려움이 있다.

이런 경우 ‘삭센다’ 자가주사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는 본래 ‘빅토자’라는 이름으로 팔리던 당뇨병 치료제였으나 체중감량, 혈당강하, 심혈관질환 예방효과 등이 알려지며 비만치료제 삭센다로 변신한 것이다. 삭센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GLP-1유사체다. GLP-1은 음식섭취 시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위장관운동을 지연시켜 배부른 느낌이 오래 지속되도록 돕는다. 하루 한번 뱃살·허벅지 등에 주사하는 것으로 식욕관리에다 활발한 인슐린 분비 및 당뇨병·심혈관질환 예방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삭센다의 체중감량 효과를 검증한 연구에서 20주 동안 이를 주사했더니, 10명 중 9명이 체중감소효과를 얻었고 평균 8.6㎏이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3명 중 2명은 체중의 5% 이상, 3명 중 1명은 10% 이상을 감량했다. 또 혈압 하락, 당뇨병 발병률 저하, 뇌졸중·심근경색 등 심혈관계사망에 대한 위험군 감소 효과가 나타나 궁극적으로 건강까지 되찾을 수 있었다. 삭센다는 자가주사로 이뤄지는 만큼 주치의로부터 철저한 교육을 들은 뒤 가이드라인에 따라야 한다.

삭센다를 이용해 전반적인 체중감량에 성공했다면 지방흡입에 도전할 만하다. 중년여성은 팔뚝·복부 지방흡입을, 남성은 복부지방흡입을 선호하는 편이다. 만약 피부탄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라면 수술 후 슈링크 등 리프팅 시술을 병행해야 매끈한 라인을 기대할 수 있다.

청담셀의원 대표원장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