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배구 ‘현실’ 어디부터 고쳐야 할까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3전 셧아웃 전패.’

한국 남자배구의 현실이다. 김호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배구대표팀(세계랭킹 21위)은 28일(한국시간) 폴란드 크라쿠프에서 끝난 2018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남자부 1주차에서 세 경기를 치러 모두 세트스코어 0-3으로 패했다. 맞붙은 대상이 폴란드(3위) 러시아(4위) 캐나다(6위) 등 세계적인 강호라고 해도 1세트도 획득하지 못한 것은 심각한 문제다.

다가올 2주차 일정도 녹록하지 않다. 대표팀은 폴란드에서 브라질로 이동해 2주차 일정을 소화한다. 오는 6월1일 세계랭킹 1위 브라질과의 맞대결을 시작으로 2일 미국(2위)과 차례로 격돌한다. 그리고 2주차 마지막 경기에서는 숙적 일본(12위)과 만난다.

대표팀은 총체적 난국이다. 불안한 리시브에 한 박자 느리고 단조로운 공격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여기에 신장의 열세까지 겹치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신장의 열세는 어쩔 수 없는 부분. 때문에 조직력을 앞세워 높이 부재를 보완해야 한다. 그러나 불안한 서브 리시브로는 조직적인 배구가 불가능하다.

신체조건이 비슷한 일본(12위)은 다른 행보를 보여 더 뼈아프다. 일본은 1주차 일정을 소화하면서 호주(16위)와 프랑스(9위)에 각각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했지만, 이란(8위)과의 맞대결에서 3-1로 승리했다. 사실 일본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일본은 배구 저변 확대가 이미 이뤄져 뿌리가 탄탄하다. 생활 체육으로 자리 잡은 지도 오래됐다. 이에 선수 개개인의 기본기가 탄탄하다. 반면 한국은 이제서야 저변 확대를 위해 힘쓰고 있고 아직 대중적인 생활 체육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 소수의 엘리트 체육을 통해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한순간 팀 전력을 끌어올리긴 힘들지만 이렇게 넋놓고 있을 수는 없다. 다만 유스(Youth) 시절부터 성과주의 체제는 반드시 수정이 필요하다. 한국 배구의 가장 큰 단점은 학교 체육부터 성과주의에 찌들어 이기는 배구만 하고 있다는 것. 공격을 잘하는 선수가 우선이라는 뜻이다. 이는 프로배구의 책임도 크다. 공격을 잘하는 선수만이 프로에 갈 수 있는 문화를 만들었다.

대표팀은 이번 VNL에서 1승을 거둘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변화가 시급하다. 기본기가 탄탄한 선수를 육성할 방법을 연구하고 찾아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없다면, 한국 배구의 처절한 현실은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FI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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