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작품성과 흥행은 별개… ‘버닝’ 손익분기점까지 너무 멀다

[스포츠월드=배진환 기자]

‘작품성’과 ‘흥행’은 별개일까.

칸 영화제에서 극찬을 받은 영화 ‘버닝’(감독 이창동)이 흥행에서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이 24일 공개한 기록에 따르면 영화 ‘버닝’은 23일 전국 537개의 스크린에서 1만 6417명의 관객을 모아 ‘독전’ ‘데드풀2’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 ‘트루스 오어 데어’에 이어 일일 박스 오피스 5위를 기록했다. 지난 17일 개봉 이후 누적 관객수가 38만 8048명에 머물고 있다.

제작비 80억원이 들어간 ‘버닝’의 손익분기점은 250만명. 이 추세대로라면 ‘버닝’은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어려워보인다. 물론 버닝은 칸 필름마켓에서 전 세계 바이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프랑스, 홍콩, 중국, 대만, 싱가포르 등 전 세계 100여개 국가에 수출되는 호재도 있었지만, 국내 영화팬들에게는 선뜻 다가서기 어려운 영화라는 평가다.

‘버닝’은 이창동 감독이 8년 만에 내놓은 신작으로, 지난 20일 폐막한 칸 국제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라 흥행이 더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난 17일 오후 현지에서 첫 공개되면서 전 세계 유수의 평가단에게 역대급 호평을 받았다. 칸 영화제 공식 소식지인 스크린 데일리의 경쟁부문 초청작 평점 집계에서는 4점 만점에 무려 3.8점에 해당하는 역대 최고 점수를 기록하며, 영화제 대상 격인 황금종료상의 유력상 수상 후보로 점쳐졌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일본영화 ‘만비키 가족’에 황금종려상을 넘겨줬으나, ‘비평가연맹상’과 ‘벌컨상’(신점희 미술감독)을 수상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티에리 프리모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부터는 “미장센과 연기가 환상적이다. 그야말로 걸작 그 자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일반 관객들이 이해하기에는 다소 난해한 장면들이 이어지고, 현실과 상상 속을 넘나드는 구조가 대중들에게 깊이 파고 들기 어렵다는 평가도 있었다. 이런 점들이 ‘버닝’의 뛰어난 작품성에도 불구하고 국내 영화 팬들에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화 ‘버닝’ 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소설 ‘헛간을 태우다’를 원작으로,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 분)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 분)를 만나고,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 분)을 소개 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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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파인하우스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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