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이제는 말할 수 있다’…고현정X이진욱 캐스팅 비하인드

[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작지만 강한 울림을 선사한 영화가 있다. 바로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이 그것.

홍상수 감독의 조감독 출신인 이광국 감독이 2017년 연출한 영화로, 저예산 독립장편영화임에도 고현정과 이진욱 서현우 등 스타 배우들이 출연해 관심을 모은 작품이다. 이들은 출연료도 받지 않고 작품에 대한 애정 하나로 뭉쳤다.

지난달 12일 개봉한 이 영화는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3대 멀티플렉스에서는 볼 수 없다. 하지만 씨네큐브 에무시네마 등 다양한 영화를 상영하는 독립영화관에서는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중이다.

최근 이 감독은 카카오 브런치 연재를 통해 진솔하고 담백한 해외영화제 참관기를 전해 독자들의 높은 관심을 얻었다. 특히 마지막 연재에서는 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의 두 주인공인 배우 이진욱 고현정과의 캐스팅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이 감독은 2004년 가을, 영화 ‘극장전’ 연출부 당시 오디션을 통해 만났던 이진욱 배우와의 첫 만남을 추억했다. 13년이 지나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의 경유로 다시 만난 이진욱과의 각별한 인연을 언급한 것.

그는 “경유 캐릭터는 시나리오를 직접 쓴 나에게도 어려운 캐릭터였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도 표현하지 않고, 소극적이며 심지어 답답하기까지 하다. 그렇게 어려웠던 이 캐릭터에 대한 걱정들이 이진욱 배우와 함께 하기로 한 후부터 신기하게도 서서히 사라졌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감독은 이진욱의 얼굴에 담겨 있는 시간들이 경우의 이야기를 누구보다도 잘 전달해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다고. 이후 촬영이 시작됐고 이진욱은 경유의 곤경과 난처함, 그리고 쓸쓸함을 전에 보지 못했던 담백함으로 훌륭하게 표현해주었다. 감독의 예상이 적중한 것이다.

이 감독은 유정 역할을 맡은 고현정과의 인연도 소개했다.

2006년 영화 ‘해변의 여인’ 조감독을 통해 인연을 맺은 두 사람. 이들은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의 감독과 주연 배우로 다시 만났다.

자연히 이 감독에게 고현정의 꿈의 배우였다. 그는 “고현정 배우는 너무 존경하는 배우였기 때문에 여전히 실감이 나지 않는다”라고 전하며 애정을 나타냈다.

이 감독은 이어 “지나간 12년의 시간 동안 내가 경험한 고현정 배우는 카메라 앞에서는 언제나 훌륭한 배우였고, 카메라 뒤에서는 누구보다 따뜻하고 배려심이 많은 사람이었다”며 “항상 공정하려고 노력하는 모습과 그렇지 않은 상황 앞에서는 당당하게 본인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용기 있는 사람이었다”고 설명했다.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은 나의 비겁함을 피하지 않고 마주하고자 하는 욕망에서부터 출발한 영화다. 인간이 가진 많은 두려움들을 조금이라도 바로 보고 당당하게 마주하며 비겁하게 도망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으려 노력했다.

이는 고현정이 시나리오를 마음에 들어 했던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이 감독은 “작업 내내 고현정으로부터 수없이 많은 영감과 힘을 받았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한편 이광국 감독의 세 번째 장편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은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제43회 서울독립영화제에 초청됐다. 그리고 제47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와 제24회 브졸국제아시아영화제에 연달아 초청돼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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