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충만해진 위메이드 ‘패밀리’ 이제 꽃길만 걷자

中국영기업과 ‘미르의전설2’ 위임 계약
IP 집중 관리로 불법 게임 전방위 단속
‘열혈전기 정식판권 자율연맹’도 설립
대작 ‘이카루스M’ 자체 서비스로 가닥
조이맥스 ‘윈드러너Z’ 등 후속작 공개
‘전민실로’ 통해 中서 저작권료도 기대
[김수길 기자] 그 동안 위메이드는 회사의 존립기반이었던 게임 원천 콘텐츠(IP) ‘미르의 전설’ 시리즈를 놓고 저작권 분쟁을 겪어왔다. 중국계 국내 기업인 액토즈소프트와 법적 다툼을 벌이면서 각자 지분 논리를 따지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중국에서 불법적으로 자행되는 사설 서버 운영으로 인해 수익에도 타격을 입었다. 자회사인 조이맥스도 간헐적으로 신작을 신고했으나 결과는 신통치 않았고, 회사 책임자이자 ‘윈드러너’를 주도적으로 제작한 이길형 대표의 역량에 물음표가 던져지기도 했다.

위메이드와 조이맥스 등 범(汎) 위메이드 ‘패밀리’가 집 안팎으로 들썩이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던 터널을 어느새 하나 둘 헤쳐나오면서 회사 안에서는 “한번 해보자”라는 자신감이 넘쳐나고, 위메이드를 떠났던 과거 인사들 역시 현직 위메이드 구성원들로부터 이런 소식을 수시로 접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위메이드가 ‘미르의 전설2’로 온라인 게임 시장을 주도하던 지난 2000년대 초반과 모바일 게임 ‘윈드러너’로 시장을 석권하던 2013년에 버금가는 태세 돌입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단순히 멍석만 깔아놓은 게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외부 여러 요인뿐만 아니라, 위메이드 전체 계열이 올해는 각성을 통해 파상공세를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며 “카카오 지분 매각 등으로 실탄도 충분히 마련했기 때문에 회사 내부의 자신감은 과거와는 사뭇 다르다”고 설명했다.

◆골치 아픈 문제 해결 “돌격 앞으로”

범 위메이드 계열은 과거를 뒤로 하고 올해 2분기 들어 사업 확장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있다. 형뻘인 위메이드는 최근 중국 국영기업과 함께 ‘미르의 전설2’를 둘러 싼 악재를 한꺼번에 털어내고 있다. 위메이드는 최근 중국 내 게임 기업 5곳과 ‘미르의 전설2’(중국 서비스명: 열혈전기)의 권한 위임(정식 수권) 계약을 체결했다. 위메이드에서 자사의 IP를 집중 관리하기 위해 별도 설립한 자회사 전기아이피와 중전열중문화발전이 추진하는 ‘미르의 전설2’ IP 양성화 사업의 일환이다.

중전열중문화발전은 중국의 국영기업(중앙대형국유문화기업)인 중국문화전매그룹의 국유 전액 자회사다. 중국문화전매그룹은 중국 문화부와 재정부가 행정, 자금을 각각 맡고 있다. 중전열중문화발전은 그룹의 IP 업무를 전문으로 담당하는 기관이다. 중국 내 전반적인 콘텐츠 산업의 관리 업무를 주로 한다. 전기아이피와 유사한 성격인 덕분에 두 회사는 ‘미르의 전설2’의 IP 사업을 공동으로 전개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중국에서 ‘미르의 전설2’의 불법 게임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데, 위메이드의 신고로 중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삭제된 ‘미르의 전설2’ 관련 불법 게임은 700여개에 달한다. 위메이드로서는 손이 많이 갈 법한 현지 사안을 국영 기업과 맞손을 잡고 대처하게 돼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진지용 중전열중문화발전 대표는 “위메이드와 협력은 국가 지식재산권 전략을 차질없이 실천하고, 지식재산권 창출, 활용, 보호, 서비스 등을 연결하는 과감한 시도”라며 “‘미르의 전설2’ IP는 게임 업계의 모범이고, 건전한 시장 환경을 조성해 지식재산권 집약형 산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위메이드는 이번 계약과 더불어 중국 베이징에서 이른바 ‘열혈전기 정판(정식판권) 자율연맹’을 설립했다. 이 자리에는 새롭게 정식 수권 계약을 맺은 5곳과 기존의 파트너사들이 참석했다. 위메이드는 여타 중국 게임 업체들과도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 향후 계약을 맺게 되는 업체들은 이 연맹에 가입하게 된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열혈전기’ 정판 자율연맹에 많은 업체들이 정식 수권을 받기 위해 문의하고 있다”며 “중전열중과 함께 IP 양성화 사업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해 건전한 시장을 만들겠다”고 했다.

또한, 국내·외 판권을 확보한 넷마블을 통해 당초 1분기 내로 서비스 개시가 점쳐졌던 대작 ‘이카루스M’(제작사: 위메이드아이오)은 위메이드의 자체 서비스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게임 완성도에 ‘각별한’ 초점을 둔 넷마블이 일정을 조금씩 미루면서 위메이드는 결국 배급 계약을 중도 해지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로써 위메이드는 7월 중 ‘이카루스M’을 대중에 선보일 계획이다. 넷마블 측이 “여전히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선을 긋고 있으나, 위메이드는 “자체 서비스가 공식 입장”이라고 천명하고 있다.

◆이름값 할 대작들이 돌아온다

조이맥스는 잠재력 있는 신작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명예회복에 나섰다. 중국 개발사 자오루의 ‘요리차원’이 선봉에 선다. 조이맥스의 자회사인 플레로게임즈에서 배급하는 이 게임은 ‘요리의 모에화’라는 독특한 생각에서 출발한 수집형 모바일 RPG(역할수행게임)다. 모에화는 인간을 포함한 동식물, 무생물 등을 소년과 소녀의 형상으로 표현하는 일종의 의인화와 흡사하다. ‘요리차원’에서는 도넛이나 월병, 김치, 나폴리피자 등 세계 각국의 요리를 미소녀로 만날 수 있다는 설정을 갖췄다. 요리 특성에 따라 주식, 메인, 반찬, 전채, 디저트, 드링크 등으로 분류된 식령들을 전략적으로 조합해 전투를 즐길 수 있고,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식령들은 게임 내 자원으로 얻거나 임무 완료 시 보상으로 받는다.

‘요리차원’은 중국에서 먼저 출시된 후 마니아 층을 형성하면서 연착륙했다. 일본 애니메이션풍에 근간을 둔 완성도 있는 영상이 백미로 꼽힌다. ‘붕괴3rd’ 이후 ‘삼국지M’과 ‘벽람항로’ 등 다시 국내에 불고 있는 중국산 게임의 돌풍에 ‘요리차원’이 가세할지도 관전포인트다. 실제 국내에서도 지난 27일과 28일 양일간 비공개 테스트(CBT)를 치렀는데, 참가자들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정도였다. 내달 초 정식 서비스에 앞서 진행 중인 사전 신청에도 29일 기준으로 30만 명 넘게 몰렸다.

전국을 달리기 열풍에 빠트린 ‘윈드러너’는 세월의 변화를 가미해 다시 한번 국민 게임 등극을 노린다. 게임 명칭부터 알파벹 Z를 붙여 ‘윈드러너Z’로 정했다. 조이맥스 측은 “‘모바일 달리기 게임이라면 윈드러너지(Z)’라는 중의적인 의미도 담았다”고 소개했다. 원작 격인 ‘윈드러너’의 핵심 콘텐츠를 토대로, 향상된 게임성과 세련된 그래픽으로 무장했다. 이용자 4명과 달리는 실시간 멀티플레이를 비롯해 협동 플레이가 필요한 챔피언십, 마지막 최종관문의 강력한 보스전 등 다양한 모드를 더했다. 무엇보다 고난이도로 인해 참패한 전작 ‘윈드러너2’를 반면교사로 삼아 쉬우면서 재미 요소를 배가하는데 치중했다. 사전 접수 하루만에 10만 명이 운집하는 등 시장에서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5월 중 서비스를 시작한다.

여기에 2014년 말 세상에 나오자마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윈드소울’은 전략 배틀 요소를 특화한다는 취지로 ‘아레나’라는 별칭을 달고 등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윈드소울 아레나’는 카일리와 클로이, 레오 등 3인의 영웅과 소환수가 함께 덱(진영)을 구성해 즐기는 실시간 PVP(이용자끼리 대결) 대전이 핵심이다. 이미 CBT를 마쳤고, 5월에 카카오 게임하기로 발매된다.

◆일대일로 올라 탄 저작권료 기대

조이맥스는 올해 저작권료 수입도 짭짤하게 생긴다. 2016년 중국 유원게임디지털엔터테인먼트(유원게임)와 협약한 ‘실크로드 온라인’ IP 사용 계약의 결과물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유원게임은 ‘실크로드 온라인’에 기초한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전민실로’를 오는 7월 공개한다. 제한된 인원을 대상으로 포커스 그룹 테스트(FGT)를 이달에 실시했고, 5월 초 CBT에 들어간다. ‘실크로드 온라인’은 중국과 중앙아시아, 유럽의 대표 무역로 실크로드를 배경으로 영토 확장, 캐릭터 성장, 통쾌한 타격감이 특징인 판타지 온라인 게임이다.

특히 ‘전민실로’는 게임 본연의 속성이 시진핑 중국 국가수석이 추진하는 일명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과 맞물린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일대일로는 중국 주도의 신(新) 실크로드 전략 구상으로, 내륙과 해상의 실크로드 경제벨트를 일컫는다. 35년 간(2014∼2049년) 고대 동서양의 교통로인 현대판 실크로드를 다시 구축하면서 중국과 주변국가의 경제·무역 합작을 확대하는 게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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