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준의 독한 S다이어리] 신태용 감독, 원칙은 없었다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신태용 축구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면 뽑는다. 책임은 내가 진다.”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일정이 약 5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 축구대표팀의 화두로 ‘이청용(크리스탈팰리스) 대표팀 발탁’이 떠올랐다. 이청용은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거의 잡지 못하고 있다. 월드컵 준비에 집중하고 있는 신태용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대표팀에 필요한 자원이라는 판단이 내려지면, 경기에 뛰지 못하는 선수도 선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논란의 여지가 충분하다.

이청용은 이번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5경기 출전이 전부이다. 선발 출전은 1경기였고, 4경기가 경기 막판 교체 출전이었다. 선발 출전한 경기마저 교체 아웃됐다. 그리고 21경기나 벤치에 앉자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출전 시간은 고작 121분이다. 이청용은 크리스탈팰리스 소속으로 총 4시즌을 보내면서 36경기(선발 10, 교체 26경기)가 전부였다. 이청용의 전성기로 꼽히는 2013~2014시즌 볼튼 소속으로 한 시즌에 45경기에 출전한 것보다 적다.

실점 감각이 최저치로 떨어져 있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월드컵이라는 큰 대회를 앞두고 국가대표팀에 발탁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이를 두고 벌써 “원칙은 역시 깨진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앞서 2014 브라질월드컵 당시 홍명보 전 감독(현 대한축구협회 전무)은 “경기에 뛰지 않는 선수는 선발하지 않겠다”고 원칙을 세웠으나, 대회 직전 당시 소속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던 박주영을 선발해 논란이 일어났다. 앞서 울리 슈틸리케 전 대표팀 감독 역시 이와 같은 원칙을 세웠다가 홍역을 치렀다.

신 감독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신 감독은 대표팀 선발시 경기력을 중시하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도 신 감독은 이청용에 대한 선발 계획을 자신 있게 전달했다. 왜일까. 신 감독은 애초 이러한 원칙을 내세우지 않았다. 신 감독은 지난 2017년 7월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기자회견에서 “난 생각이 다르다. 신태용 축구에 맞는 선수라고 생각하면 뽑아서 눈으로 직접 확인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이청용 사안도 다르지 않다. 신 감독은 오는 5월14일 대표팀 최종엔트리를 발표하면서 23인 외 플러스 알파로 2~3명의 선수를 더 선발할 계획이다. 최종엔트리를 국제축구연맹에 제출하는 시점이 6월4일이기 때문에 2~3명의 선수를 더 선발해 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 여기에 이청용이 가세한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 한가지 이청용 발탁의 이유가 있다면 바로 측면 자원 부족이다. 신 감독은 이번 월드컵에서 4-4-2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에 권창훈(디종)을 활용할 방안이다. 이청용이 가세한다고 해도, 현재 경기력이라면 권창훈이 주전에 한 걸음 더 가까이 있다. 이청용은 백업 자원이 되는 셈이다.

백업 자원의 경쟁을 두고 보면, 이청용 외 유력한 인물이 없다. K리그 소속 선수 가운데 라운드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린 측면 미드필더 자원을 살펴보면 문선민(인천) 임상협(수원) 이승기(전북)가 있고, 해외에서 활약하는 선수로는 남태희(알두하일) 정도가 전부이다. 그런데 이들 모두 공격수 3명을 배치한 ‘스리톱’의 측면 공격수에 더 어울린다. 수비 가담이 중요한 4-4-2 포메이션에서 측면 미드필더로 활용하기엔 분명 아쉬움이 있다. 신 감독은 4-4-2 포메이션이라는 범위를 설정한다면 이청용이 더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신 감독은 “월드컵 성적에 대한 책임은 감독이 진다. 등 떠밀려 선수를 선발하고 싶지 않다. 우리가 준비한 축구를 후회 없이 펼쳐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내가 필요한 선수를 선발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청용 선발은 분명 양날의 검이다. 그러나 ‘필요한 선수를 뽑겠다’는 신 감독의 원칙을 깨지지 않았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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