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아의 연예It수다] 곽도원 소속사, ‘경솔함’이란 악수

[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결자해지일까, 자승자박일까.

신생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자 한 변호사의 발언이 ‘미투’ 논란에 기름을 끼얹었다.

실명 혹은 익명의 폭로자들은 아픈 기억을 하나 하나 되짚으며 가해자와 싸운다. 사실 이보다 더 피해자들을 울리는 것은 ‘혹시 꽃뱀이 아니냐’라는 세간의 시선이다. 피해자를 위로하진 못할 망정 의심하고 또 의심한다.

김지은 정무비서가 안희정 지사의 성폭행을 폭로하며 “국민들이 저를 지켜 줬으면 좋겠고 진실이 밝혀 질 수 있기를 도와 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한 것은 어쩌면 ‘미투’ 피해자들이 가장 하고 싶은 말일지도 모른다. 

지난 25일 곽도원 소속사 오름 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인 임사라 변호사가 악수를 뒀다. 경솔한 발언으로 폭로의 중심에 선 것.

임 대표는 자신의 SNS에 “곽도원이 연희단거리패 후배 4명(이윤택 고소인단 중 일부)로부터 금전적인 요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임 대표는 이 글에서 자신의 성폭력 피해자 국선변호사 경력을 언급하며 글을 이었다. 그는 “한 달에 50건 이상 사건을 했지만, 정작 저를 지치게 만든 건 업무량이 아닌 피해자가 아닌 피해자들이었다”라면서 “목소리, 말투만 들어도 이건 소위 꽃뱀이구나 알아맞출 수 있을 정도로 촉이 생겼다”고도 했다.

임 대표의 대처는 변호사로서도 엔터테인먼트 대표로서도 미숙했다.

굳이 그의 직업 윤리나 품위 따위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상대방에 대한 불필요한 언사로 이슈를 모으는 것은 소속 배우에게도 좋은 일이 아니다.

임대표는 연희단거리패 후배 4명이 곽도원에게 금품을 달라는 요구를 하고 이후 공갈 협박도 당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럼에도 이들을 고소를 하지 않은 것은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위드유’ 정신의 발로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장문의 글을 통해 혐의를 던지고, 폭로를 하고, 언론사에 이슈감을 던졌다. 임 대표의 저의와 위드유 정신의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역시나 해당 글이 공개된 후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가수 고 김광석이 부인 서해순 씨의 법률대리인이었으며, 정봉주 전 의원으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여성의 법률대리인을 자처한 박훈 변호사는 SNS를 통해 곽도원 소속사 대표의 글에 “시건방지다”고 비판했다.

박 변호사는 “도대체 피해자 국선변호사로 한 달에 50건을 했다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그렇게 사건 자체가 많지도 않다”고 지적하며 “이 말은 경험이 매우 과장됐다는 것이며 거기에 ‘말투만 들어도 꽃뱀을 알아맞힐 수 있을 정도로 촉이 생긴다’는 같잖고 시건방진 말을 서슴없이 내뱉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또 4명의 후배가 곽도원을 만난 명분이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이어 “곽도원을 만나러 왔다는 이윤택 성폭력 사건의 4명 피해자 분들의 반론이 있을 것인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뜨악한 표정으로 이 사건을 지켜보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이에 26일 오전 임 대표는 SNS에 재차 글을 올리며 “이윤택 고소인 변호인단에게 4명의 명단, 녹취파일, 문자 내역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힌 상태다.

자사의 배우를 미투 논란에서 한 차례 지켜낸 경험이 있는 두 달차 엔터테인먼트 대표, 4년차 변호사의 패기가 역풍을 불렀다. 심지어 임 대표가 지목한 일부 단원들은 발끈하며 심경글을 남긴 상황. 결국 ‘곽도원 사태’는 진실게임으로 치닫게 됐다. 시작도 끝도 임 대표가 맺어야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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