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소지섭 "첫 아빠 연기, 생각보다 만족스러워"

[스포츠월드=김원희 기자] 강렬한 액션에서 부드러운 멜로로, 배우 소지섭이 오랜만의 변신을 꾀했다.

지난 14일 개봉한 출연한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1년 전 세상을 떠난 아내 수아(손예진)가 남편 우진(소지섭)의 곁으로 다시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멜로 영화다.

동명의 일본 원작 소설과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원작 영화는 2005년 개봉 당시 국내에서도 감동을 안긴 작품으로 사랑 받았던 바 이번 리메이크에 시선이 쏠렸다. 그리고 오랜만에 액션에서 멜로로 노선을 바꾼 소지섭의 출연으로 기대감을 높였다. 소지섭은 영화 ‘영화는 영화다’ ‘회사원’, 드라마 ‘로드 넘버 원’ 등에서 선굵은 액션 연기를 선보인 것은 물론, ‘발리에서 생긴 일’ ‘미안하다 사랑한다’ ‘주군의 태양’ 등을 통해서는 멜로 장인으로 여성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폭넓은 연기력을 선보여 왔다.

그런 가운데 만난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서 소지섭은 여전한 멜로 장인의 모습으로 관객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적셨다. 이에 힘입어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개봉 7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금세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청신호를 켰다.

-원작 영화 역시 크게 사랑받았다. 원작을 봤는지.

“예전에 봤다. 촬영할 때는 오히려 도움이 안 될 거 같아서 다시 보지 않았다. 우리 작품은 원작 영화보다는 책이랑 더 가까운 것 같다. 원작 영화보다는 책이랑 비교하면서 보시는 게 더 재밌지 않을까 생각한다.”

-원작과 차별점이 있다면.


“우진이 도드라져 보이기보다 수아와 지호(김지환)가 크게 울림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우진은 그 둘을 위해 묵묵히 힘을 실어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원작이 워낙 사랑 받아 비교가 될 수밖에 없고, 그렇다고 똑같이 따라하면 카피밖에 안 되니까 감독님이 아마 가장 많이 고민하셨을 거다. 감독님이 원작보다 덜 슬프더라도 조금 더 유쾌한 영화가 되도록 배우들이 먼저 슬프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지시 해주셨다.”

-아빠 연기는 처음이다.

“그래서 처음엔 출연 제안을 거절했었다. 머릿속으로 아무리 그려봐도 스스로 아빠인 모습이 상상이 안 되더라. 한 아이를 키우는 모습을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생각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들어가면 민폐인데 생각했다. 그렇지만 오랜만에 나오는 멜로 영화인데다 너무 아까운 시나리오기도 하고 따뜻한 영화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 출연 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아빠 역할로 몇 군데 아쉬운 장면이 있지만 그래도 다행히 설정상 좀 부족한 아빠이다 보니 만족스럽게 나온 것 같다.”

-손예진과 17년 시간이 지난 뒤 작품을 통해 다시 만났다.

“손예진의 데뷔작을 함께 했다. 17년 정도 된 거 같다. 작품을 통해서는 정말 오랜만에 만난 거다. 그 긴 시간 중간에 만날 법도 한데 이제야 다시 만나게 됐다. 그땐 나도 신인이었고 손예진은 데뷔였는데, 다시 만나고 보니 서로 17년이란 세월을 잘 버틴 것 같다. 손예진 역시 정말 너무 좋은 배우가 돼 있더라. 같이 해보니 멜로 퀸으로 불리는 이유가 있다. 정말 너무나 좋은 기운을 주는 배우이고, 또 카메라 속에 자신이 어떻게 담기는지 너무 잘 아는 배우다.”

-어느새 데뷔 20년이 넘었다. 그 시간을 잘 걸어온 것 같은지.


“잘 와있다기 보다는 방향을 찾고 있는 것 같다. 이제 올라가기 보다는 천천히 내려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내려가고 싶다. 더 이상 유명해진다거나 그런 것도 잘 모르겠다. 좋은 배우, 좋은 사람이 돼서 같이 하는 사람들이 또 하고 싶은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내려가고 있다고 생각하나.

“생각의 차이일 수 있겠지만 더 이상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 없다. 올라간다는 것은 끝이 없을 거 같다. 예전부터 그랬지만 저는 꼭 주인공을 해야한다는 마음이 없다. 예전에 시나리오를 보고 작은 캐릭터 중에 마음에 드는 게 있어 하고 싶다고 했더니 갑자기 그 캐릭터 비중이 늘어난 경험도 있다. 어떤 위치를 고집하기보다 내가 하는 게 재밌고 행복하고 보는 사람도 그렇게 느끼는 연기를 하고 싶다.”

-‘소간지’ 별명은 어떻게 생각하나.

“이제 어쩔 수 없는 거 같다. 떼 달라고 뗄 수 있는 것도 아니고.(웃음) 받아들인 지는 오래됐고 이제는 그냥 재밌게 느껴진다. 처음엔 신경도 쓰이고 부담스러웠다. 이제는 그냥 반대로 재밌게 입으려고 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작품을 관람할 더 많은 관객들에게 한 마디.

“요즘 세상이 많이 시끄럽고 힘들고 아프고 화가 나지 않나. 저희 영화를 보러 오시고, 보고, 또 돌아가시는 그 시간만큼은 마음이 따뜻해졌으면 좋겠다. 보신 분들이 가슴 따뜻하고 얼굴은 웃고 있는데 눈에서는 눈물이 좀 나는 그런 영화로, 우리 작품을 본 날 집에 가서 편히 잠드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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