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넘어라”… ‘가치 우위’ 전쟁 예고한 ‘DC 언체인드’

DC코믹스 IP 활용 모바일 RPG
백승훈 대표 “독창성으로 승부”
실적 반등해 개발역량 입증해야
CBT 성황… 업계 4월 출시 예상
[김수길 기자] 미국의 영화 제작사 마블(Marvel)은 우리에게도 친숙한 캡틴 아메리카와 토르, 스파이더맨 등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많은 원천 콘텐츠(IP)를 앞세우며 게임 산업에도 진출했다. 물론 직접 손을 대는 방식보다는 전문 개발사와 협업이 주를 이룬다. 지난 2015년 넷마블게임즈에서 내놓은 ‘마블 퓨처파이트’는 마블의 IP를 가공해 만든 국산 모바일 게임으로는 처녀작이다. ‘마블 퓨처파이트’는 해외로도 진출해 한해 1000억 원이 넘는 돈을 벌어들인다. ‘실패하지 않는 IP’로 불리는 마블에 맞설 만한 대적으로는 DC코믹스를 들 수 있다. 슈퍼맨과 배트맨, 원더우먼에다, 조커와 고담시티 같은 마블 못지 않은 친밀함을 지닌 요소들이 즐비하다. DC코믹스의 IP 역시 해외에서는 몇몇 작품이 모바일 게임에 맞게 선보였지만, 한국에서는 아직이다. 이런 가운데 네시삼십삼분이 워너브라더스 홈 엔터테인먼트 산하의 WBIE(워너브라더스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로부터 판권을 확보해 자회사인 썸에이지에 의뢰했다. 썸에이지는 현재 WBIE와 합심해 신작 ‘DC 언체인드’를 공동 제작하고 있다. 썸에이지의 모기업이기도 한 네시삼십삼분이 ‘DC 언체인드’의 배급권을 갖고 있고 있다.



‘DC 언체인드’는 ‘마블 퓨처파이트’와 동일하게 액션 RPG(역할수행게임) 장르다. 각종 영웅이 등장하는 만큼 ‘수집’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슈퍼맨·배트맨·원더우먼 등 DC 슈퍼 히어로와 조커·할리퀸·렉스루터 같은 빌런을 포함해 30여 종의 캐릭터가 등판한다. 이용자는 세 명의 영웅을 선택해 팀을 조합하고, 추가 세 명의 도우미 영웅을 골라 필요에 따라 캐릭터를 교체하거나 잠깐 소환하며 즐길 수 있다. 카툰 랜더링 방식이어서 DC코믹스를 보는 듯한 재미도 쏠쏠하다.

썸에이지를 이끌고 있는 백승훈 대표는 ‘DC 언체인드’에 대해 “액션 RPG 장르가 넘쳐나는 시장에서 뻔하지 않는 독창성으로 승부할 것”이라면서 “DC코믹스 팬들이 전 세계적으로 두터운 만큼, 친밀감과 재미를 담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한다. 아침 9시부터 늦은 밤 무렵까지 오직 개발 하나에만 몰두하는 것으로 유명한 백 대표 스스로 “잠재력 있는 IP를 제도권에 진입시키지 못하면 그마저 자존심에 큰 상처가 될 것”이라고 의지를 다진다.

실제 ‘DC 언체인드’는 국내·외 유수의 경쟁작들과 격돌해야 하는 일차원적 과제뿐만 아니라, 마블 IP와 ‘가치 우위’를 정해야 하는 숙명을 안고 있다. 여기에 썸에이지 개발 역량을 검증하는 명제도 있다. 썸에이지는 사실상 첫 작품이던 ‘영웅’의 뒤를 받쳐줄 번번한 후속작이 생기지 않은 까닭에 시장에서 성장성에 의문표(?)를 달고 있다. 이른바 백승훈 사단으로 불리는 썸에이지 구성원들 스스로 존재감을 증명해야 하는 셈이다.

‘DC 언체인드’ 일단 시장에서 본래의 평판에 걸맞는 합격점을 손에 쥐었다. 최근 한국과 일본, 대만, 홍콩에서 비공개 테스트를 실시했는데 10만 명이 운집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참가자 중 96%가 정식 서비스 체험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썸에이지 측은 “테스트 국가가 아닌 미국과 브라질 등에서 팬들이 적극 참여하고 동영상을 유튜브에 게시하는 등 호응이 높아 놀랐다”고 말했다.

이번 비공개 테스트에서는 게임에 대한 기본적인 호감도와 밸런스, 네트워크 안정성을 점검했다. 향후 캐릭터 밸런스 조정과 쉬운 게임 가이드 강화 등 테스트로 취합한 개선 사항을 반영해 최종 담금질에 돌입한다. 썸에이지는 상반기 중으로 사전 접수에 이어 정식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당초 지난해 말 출시가 점쳐졌으나, 보안 작업에 시간과 재화가 추가 투입되면서 일정이 다소 늦춰졌다. 업계에서는 오는 4월 중 국내와 아시아 권역을 시작으로 연말께 북미와 유럽으로 시판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편, 썸에이지는 전체 지분의 42% 가량을 보유한 네시삼십삼분이 최대주주다. 네시삼십삼분은 3년 가까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에 ‘DC 언체인드’를 기점으로 실적 반등이 절실한 상황이다. ‘DC 언체인드’에 앞서 모바일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인터플래닛’을 내달 출시한다. 우주를 배경으로 한 함선 전투가 골자인 ‘인터플래닛’은 길드 단위의 전략적 전투와 탐험이 가능하고 기지 건축, 행성 탐사, 우주 함선 제작 등이 백미다. 유명 작가 데이나 커틴이 모든 시나리오를 집필해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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