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베테랑은 여전히 대만에…조원우 감독의 큰 그림

[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여유를 둔다.

조원우 롯데 감독이 베테랑 투수들을 대만에 남겨뒀다. 이정민(39), 윤길현(35), 조정훈(33)이다.

롯데는 지난달 30일 대만 가오슝으로 떠나 1일부터 1차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 24일 오키나와로 이동한 선수단은 SK, 삼성, LG, 한화 등과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감각을 끌어올린다.

관건은 베테랑 투수의 합류 여부였다. 조 감독은 이정민, 윤길현, 조정훈을 2군 선수단과 함께 하도록 했다. 이들은 상동구장에서 몸을 만들며 천천히 몸을 끌어올렸다. 이후 퓨처스 선수단은 지난 18일 1군 선수단과 같은 대만 가오슝으로 캠프를 떠났다. 사나흘 1군과 겹치는 시기가 있어 조원우 감독은 이들의 몸상태를 보고 오키나와로 데려갈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었다. 점검을 끝낸 조 감독은 그대로 대만에 남아 2군 선수단과 동행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정민은 지난 시즌 1군 24경기(26⅔이닝)를 소화했다. 한 여름 불펜의 도움이 됐지만 시즌 전체를 보면 후배들에게 밀린 형국이다. 윤길현은 FA 이적을 통해 2016년부터 롯데에서 활약했지만 아직 힘이 되지 못했다. 지난해도 40경기(39⅓)에서 1승4패 13홀드 평균자책점 6.40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어깨 등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조정훈은 더 신중하다. 지난해 7년의 재활을 마치고 극적으로 복귀해 26경기(23이닝)에서 4승2패 8홀드 평균자책점 3.91을 기록했다. 필승조로 활약했고 다시 본 낙차 큰 포크볼에 팬들은 감동했다. 하지만 회복 시간이 다른 선수들보다 좀 더 필요해 여유를 두고 지켜보기로 했다. 상동행 이유다.

이들을 퓨처스 캠프에 남겨둔 이유는 장기적 관점이다. 올해 프로야구는 역대 가장 이른 3월24일 개막한다. 투수들은 예년보다 빠르게 구위를 올려야한다. 한 여름에는 아시안게임 브레이크도 있어 초반부터 달려 전반기 상위권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개막 직후 힘차게 달려야하는 일정이다.

동시에 1군 불펜자원이 여유롭다. 2차 드래프트와 보상선수, 군복귀 선수들까지 4∼5명 이상의 불펜자원이 늘어났다. 조 감독은 이들 베테랑들은 그 동안 해온 자신의 루틴대로 몸을 끌어올리고 개막 이후에 합류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고 판단했다. 물론 개막 후 함께 출발한 자원이 더 강하다면 그대로 끌고가면 된다. 관리 및 계획을 중시하는 조 감독의 스타일이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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