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회의 풍경소리] 선행은 저축과 같다

우리나라에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던 지진이 연이어 큰 불안을 몰고 왔다. 경주에서 예상치 못했던 지진이 발생하더니 포항에서도 큰 지진이 있었다. 말 그대로 청천벽력 같았던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살고 있던 집에 균열이 생기거나 기울어 버린 일부 이재민들은 돌아갈 집도 없어져 버렸다. 하늘이 무너져 버린 것과 무엇이 다를까.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대피소에서 지내고 있는 이재민들의 마음이 어떨지 쉽게 짐작이 간다. 몸 편하고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는 내 집이 아니라 대피소에서의 생활이 얼마나 지치고 힘들게 만들까.

고통을 겪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따뜻한 손길이다. 국가적 위기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는 사건이 터졌을 때 우리 국민들은 외면한 적이 없다. 일할 손길이 모자라면 자기의 시간과 노동력을 들여 자원봉사에 나섰고 물질적 도움이 필요할 땐 적은 액수라도 정성을 다했다. IMF 외환위기를 이겨낸 것도, 여름에 수해를 입은 사람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도, 기름에 뒤덮인 바다가 예전처럼 푸르게 된 것도 모두 사람들의 손길이 있어서였다.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포항에도 곳곳에서 정성이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푸드트럭을 몰고 가서 음식을 나눠주는 셰프도 있고 회사에 휴가를 내고 이재민의 일을 도와주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작은 마음들이 모여서 큰 물결이 이루어지면 포항의 아픔도 더 빨리 가실 것이다.

석가모니는 항상 자비의 마음을 가질 것을 이야기했다. 자비란 다른 사람을 가엾게 여기고 깊이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무언가를 베푼다는 의미다. 석가모니는 평생 자비의 설법을 대중들에게 널리 알렸다. 석가모니는 어려서 왕자로 자랐으나 모든 지위를 버리고 대중 속으로 들어갔다. 스스로 곤고한 생활을 하면서 깨달음을 얻었고, 그 깨달음을 대중들에게 알리는 데 평생을 바쳤다. 석가모니의 삶 자체가 바로 자비였다. 자비란 남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여주는 것이다. 아픔이 있는 사람들에게 내가 가진 걸 나누어주는 자비는 남을 위한 것이지만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자비는 선행이고 선행을 베풀면 복이 쌓인다. 남을 도우면서 나의 복을 쌓는다. 그러니 자비는 실제의 행위보다 몇 배의 기쁨을 만든다. 도움을 받는 사람도 기쁘고 도움을 주는 사람도 기쁘다. 자비는 세상사람 모두에게 기쁨을 준다. 자비를 베풀면 복이 쌓이고 그 복은 자기의 인생을 도와준다고 게 석가모니의 가르침인 것이다. 자기가 살아가는 동안이 아니라면 자식들에게라도 복이 되어 돌아간다.

그렇기에 선행을 한다는 것은 남을 돕는 것 같지만 사실은 나 자신을 돕는 것이다. 지금 평안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도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포항의 이재민들도 그들에게 그런 아픔이 생기리라고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사람일은 모른다는 말은 만고불변의 진리이다. 혹시 미래의 나에게도 남의 도움이 필요한 일이 생길 수 있다. 자비를 행하는 것은 힘겨움을 만날지 모를 미래의 나를 위한 것이다. 평안하게 살고 있는 지금의 내가 선행을 저축하는 것과 같다. 그런 마음을 내면 언젠가는 나를 돕는 따뜻한 손길로 돌아올 것이다. ★김상회의 풍경소리(02-533-8877)에서는 부산 및 지방 애독자들을 위해 전화 상담을 진행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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