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1987’ 500만 돌파…영화 속 ‘80년대’ 궁금증 모았다

[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영화 ‘1987’이 13일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

‘1987’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울림 있는 스토리로 사회, 문화 각 분야에 묵직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만든다는 평이다. 특히 영화의 주 예매층인 1020 세대부터 60대까지 고른 예매 분포를 보이고 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영화를 본 1020 세대의 반응. 인터넷 게시판에는 ‘설마 진짜 저랬을까’ 부터 ‘실제라는 것이 놀랍다’는 영화 평을 남기고 있다. 이들의 궁금증을 해소시켜주는 상식 Q&A를 공개한다.

Q : 윤기자(이희준)를 비롯한 기자들이 배달된 J신문 기사를 보고 있을 때, 사방에서 전화가 걸려오는 장면이 있다. 누구한테 걸려온 전화인가. 왜 기자들은 정신없이 뛰쳐나갔던 건가.

A : 먼저 윤기자가 처음 등장하는 장면의 장소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내부의 ‘기자실’이다. 기자실은 각종 언론사의 검찰 출입 담당 기자들이 모여있다. 당시 석간이었던 J신문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단독기사를 내자, 이 기사를 본 각 언론사에서 해당 사건을 취재하라는 전화가 걸려오는 것이다. 기자들은 해당 사건을 바로 취재하기 위해 달려나가는 장면이다.

Q : 시위 장면마다 등장해 사람들을 쫓아가 때리고, 항의하던 연희(김태리) 모녀를 끌어다 차에 태우기도 했던 청자켓 차림의 사람들은 누구인가.

A : 이들은 소위 백골단이라 불리던 사람들이다. 8,90년대 시위자들을 진압하고 체포하기 위해 구성된 사복경찰관들이다. 흰색 헬멧에 청자켓 복장 때문에 백골단이라는 별칭으로 불렸다. 주로 무술 유단자와 특전사 출신으로 구성돼 당시 폭력적인 진압에 앞장섰던 공포의 대상이었다.

Q : 연희는 왜 엄마랑 떨어져서 들판에 버려지나.

A : 당시 경찰들은 집회, 시위를 하다 붙잡힌 사람들이 다시 시내에 모여서 시위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근교에 뿔뿔이 흩어놓곤 했습니다. 심지어 영화 속 연희 모녀는 각각 다른 차에 태워진다. 이 두 모녀가 함께있는 것 마저 가로막는 극단적이고 잔인한 시대상을 보여준다. 영문도 모른 채,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 버려졌던 연희, 그리고 당시의 수많은 시민들은 얼마나 무섭고 막막했을까. 이 장면은 연희를 통해 당시 사람들의 심정을 표현한 장면이다.

Q : 왜 길거리에서 사람들 몸을 수색하고 신분증을 검사하고, 교문 앞에서 가방을 뒤지나.

A :경찰관이 수상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붙잡아 질문하고 수색하는 불심검문이다. 당시 집행되던 검문은 수시로 특별한 이유 없이 시행되었고 사소한 이유로 트집을 잡기 일쑤였다. 예를 들면 손바닥에 생채기가 있으면 시위하며 돌을 던져서 생긴 것이냐는 등, 평범한 책들을 펼쳐보며 불온한 내용이 실려있다는 등 말도 안 되는 이유들로 통행을 막고 체포하기까지 했다. 교문 앞에서 ‘학번을 외워보라’며 가방을 뒤지는 것은 대학생들이 연합해 시위를 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해당 학교 학생이 아닌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하는 것. 이를 위해서 당시 학생들은 가방에 영어로 된 서적이나 잡지들을 채워 넣고, 일부러 치마를 입거나 화려한 액세서리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

Q : 엔딩크레딧과 함께 흐르는 영상에서, 시위대를 향해 휴지를 던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A : 1987년 6월, 대학생들은 물론 수많은 시민들이 시위에 합류했다. 그 중에는 직장인들, 소위 ‘넥타이 부대’도 합류했지만 근무시간이어서 미처 함께하지 못한 시민들도 많이 있었다. 그들은 미안한 마음과 응원하는 마음으로 시위에 필요한 간식, 현금 그리고 휴지나 치약 등 각종 물품 등을 던지곤 했다. 경찰이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던지는 최루탄을 맞으면 눈, 코가 매워 눈물, 콧물이 앞을 가리고 피부가 따가우니 이 최루액을 닦기 위해 휴지가 필요했던 것. 또 치약의 경우는 코밑이나 눈밑에 바르면 그 얼얼함 때문에 최루가스나 최루액의 매움을 덜하게 해준다는 말이 있었다. 그래서 윤기자가 사무실에서 뛰어다니는 장면을 자세히 보면, 코 밑에 치약을 바르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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