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세월이여…’ 베테랑 박철우가 말하는 과거와 지금

[스포츠월드=안산 이혜진 기자] 부상이 있어도 ‘캡틴’ 박철우(33·삼성화재)는 버틴다.

삼성화재가 다시 한 번 추격의 고삐를 바짝 당겼다. 삼성화재는 11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OK저축은행과의 ‘도드람 2017-2018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23-25 25-21 23-25 25-21 15-10)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삼성화재는 2연승과 함께 귀한 승점 2점을 획득했다. 선두 현대캐피탈(승점 48점)과의 격차가 3점 차로 줄어들었다. 반면 OK저축은행 4연패, 홈 11연패 늪에 빠졌다.

“방심하면 진다.” 삼성화재는 OK저축은행과의 최근 맞대결에서 2경기 연속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은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신진식 감독은 “OK저축은행은 범실이 많고 기복이 있는 팀”이라면서도 “서브가 잘 들어오고 이단 공격 연결이 되면 힘든 경기가 될 것 같다. 초반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OK저축은행은 10개의 서브에이스를 꽂아 넣으며 맹폭했지만, 날카로운 공격(55.66%-47.89%)으로 승전고를 울렸다.

승리로 가는 길, ‘에이스’ 박철우가 있었다. 서브에이스 2개, 블로킹 1개를 더해 총 21득점을 올렸다. 공격성공률 62.06%로, 순도 높은 스파이크를 때려냈다. 34점(블로킹 3개, 서브에이스 1개)을 올린 타이스 덜 호스트(등록명 타이스)와 함께 ‘쌍포’ 역할을 톡톡히 해낸 셈. 특히 1세트 타이스가 살짝 흔들렸을 때(6득점, 공격성공률 40.00%), 박철우(8득점, 공격성공률 77.78%)가 버텨준 덕분에 삼성화재는 세트를 내줬음에도 다시 한 번 분위기를 다잡을 수 있었다.

2004년 현대캐피탈에 입단한 박철우, 프로생활을 한 지도 어느덧 14년이나 됐다. 이곳저곳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 신진식 감독은 “박철우가 아픈데도 참고 뛰고 있다”면서 “올스타 브레이크 때 관리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철우는 “무릎이랑 어깨는 원래 안 좋은 부위인데, 재활 훈련을 잘 해서 괜찮다”면서 “사실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했기 때문에 여러 부위가 많이 닳아 있다. 관리를 조금만 소홀히 하면 근력이 빠져 통증이 심해진다”고 고충을 전했다.

‘베테랑’으로서 느끼는 바도 남다를 터. “어렸을 때는 의욕도 넘치고 몸도 건강한데 배구가 잘 안됐다면, 이제는 어느 정도 내 몫을 한다는 자신감은 있는데 예전처럼 몸이 받쳐주지 못하는 듯하다”며 씁쓸한 미소를 지은 박철우는 “나태해지면 1번으로 나갈 수밖에 없는 대상이 나이든 선수다. 프로에서 10년 넘게 있던 선수들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은퇴하기 전까지) 코트 위에서 뛰는 동안은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눈빛을 번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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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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