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사과했는데… 왜, 분노는 커져만 갈까

배터리 유상교체 비용 일부 할인 ‘최악의 한 수’
[한준호 기자] 애플이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일부러 저하시켰다는 사실을 인정한 이후 연이어 내놓은 해명과 대책에도 소비자들의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애플은 구형 아이폰 배터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로 그 동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시 성능을 저하시키는 조치를 취해왔음을 시인했다. 대상 모델은 아이폰6와 6플러스, 아이폰6S와 6S플러스, 아이폰7과 7플러스, 아이폰SE 등 7종이다. 하지만 애플은 사전에 이용자들에게 이를 알리지지 않았다. 또한 신형 아이폰으로 기기 변경을 유도하기 위한 애플 측의 고의 성능 저하라는 비판을 받았다.

당초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애플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소비자들이 집단 소송에 돌입하자 최근 사과의 입장을 담은 ‘고객 메시지’를 발표해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분노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다. 특히 배터리 유상 교체 비용을 일부 깎아주겠다는 대책은 최악의 한 수였다. 설상가상으로 이미 기기를 교체한 소비자들은 이번 배터리 교체 비용 인하 대상에서 빠졌다.

국내에서 애플에 대한 집단 소송 참여 의사를 밝힌 이용자들은 나흘만인 지난 12월 말 약18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미국에서 제기된 집단소송 9건도 그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과연 애플이 무술년 새해 벽두부터 아이폰을 향해 쏟아지는 이용자들의 분노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애플이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을 어떻게 뚫고 나갈지 각론에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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