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포커스] 양현종-김광현-장원준-차우찬, 좌완 빅BIG4의 '왕좌의 게임'

[스포츠월드=정세영 기자] ‘KBO리그 최고 좌완을 가리자.’

2017년은 KIA 에이스 양현종(29)을 위한 한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정규리그에서 20승6패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했다. 22년 만에 토종 20승 반열에 오른 양현종은 압도적인 지지로 시즌 MVP에 선정됐고, 정규리그에 이어진 한국시리즈에서도 2차전 1-0 완봉승 등 MVP에 등극했다. 이뿐만 아니다. 생애 첫 ‘황금 장갑’도 차지했다. 양현종은 정규시즌·한국시리즈 MVP에 이어 황금 장갑까지 끼면서 3대 최고 타이틀을 한 시즌에 모두 석권하는 역사를 썼다.

그런데 2018시즌 양현종의 자리를 위협할 ‘왕좌의 게임’이 더욱 흥미진진해질 전망이다. 올해 초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성공적인 재활 과정을 밟고 있는 SK 김광현(29)이 돌아온다. 김광현은 5월30일은 섀도 피칭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실전 재활에 나섰고, 이후 넷 스로우, ITP(단계별 투구 프로그램)를 거쳐 최근 일본 가고시마 유망주 캠프에서 하프 피칭과 불펜 피칭이 혼합된 피칭을 했다. 김광현은 수술 이후 한 번도 중단하지 않고 매끄럽게 단계를 밟고 있다.

김광현은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다. 2007년 혜성같이 나타나 이듬해 16승을 올리면서 대한민국 대표 좌완으로 발돋움했고, 이후 10년간 SK 선발 마운드를 이끌었다. 2년 차였던 2008년에는 2008년 다승과 탈삼진왕에 오르며 MVP를 차지했다. 몸 상태에 이상이 없다면 언제든 10승 이상,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할 수 있는 선발 투수다. 2017시즌을 통째로 쉰 김광현은 “내년 개막전까지 몸 상태를 완벽하게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SK는 김광현의 이닝 제한을 두기로 했다. 내년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을 통틀어 110이닝만 던지게 한다. 이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직전 70%에 해당하는 이닝을 던지는 게 낫다는 국내외 분석 자료에 맞춘 것이다. 아울러 SK는 전반기가 끝난 뒤에는 한 달 이상의 긴 휴식기도 갖게 할 예정이다.

두산 에이스 장원준(32)은 내년 시즌 확실한 동기부여가 생겼다. 내년 시즌이 끝나고 두 번째 FA 자격을 얻는다. 올 시즌도 14승9패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했다. 특히, 그는 올해까지 8년 연속 10승과 10년 연속 100탈삼진을 기록, KBO리그 좌완 투수의 최초의 업적을 남겼다. 언제나 계산이 서는 투구를 하는 장원준은 늘 큰 경기에서도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꾸준함의 대명사’가 됐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장꾸준’이다.

LG 차우찬(30)은 올해 성공적인 이적 첫해를 보냈다. 올해 28경기에 나선 그는 10승7패 평균자책점 3.48을 기록했다. 이전까지는 기복이 심한 투수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LG에 와서는 제구력과 변화구에 안정감이 더해졌다는 평가다. 특히, 올해 풀타임 선발 투수로 자리를 잡은 이후 가장 적은 볼넷(38개)을 기록했다.

올해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양현종. 그런 그에 도전장을 던질 수 있는 김광현과 장원준과 차우찬까지. ‘왕좌 자리’를 두고 벌이는 리그 최고 좌완 선발 투수들의 경쟁에 벌써 관심이 쏠리고 있다. 
niners@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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