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김영권 홍정호 지동원, '몸값' 내리고 '경기력' 올려야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김영권(27·광저우 헝다) 홍정호(28·장쑤 쑤닝) 지동원(26·아우크스부르크)에게는 결단이 필요하다. 몸값을 낮추고,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그래야 러시아로 향하는 신태용호가 가속도를 낼 수 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017시즌을 마무리하고 ‘러시아 월드컵’이 열리는 2018년으로 향하고 있다. 최근 막을 내린 ‘2017 동아시안컵’ 우승을 통해 K리그를 포함한 일본 J리그, 중국 슈퍼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활용법을 어느 정도 찾아냈다. 이재성(전북)이라는 보석을 확실하게 발굴했으며, 김신욱(전북) 조현우(대구) 김민우(수원) 김진수(전북) 고요한(서울) 등 대표팀에 힘을 실어줄 옥석을 가려냈다.

이들을 바탕으로 유럽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과의 융합에 성공하면, 러시아로 향하는 신태용호의 정예요원을 구축할 수 있다. 이에 신 감독은 유럽 리그 소속 선수와 만나기 위해 지난 19일 프랑스 파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21일 마르세유에서 열린 마르세유와 트루아전을 관전하며 석현준(트루아)의 플레이를 지켜봤다. 이어 곧 영국으로 이동해 손흥민(토트넘) 기성용(스완지시티)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과 만날 예정이다.

지난 9월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지휘봉을 잡은 신 감독은 10월, 11월 평가전과 12월 동아시안컵까지 거대한 굴곡을 경험했지만, 굽이굽이 위기를 극복하며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내년 1월 중동 또는 유럽 전지훈련이 끝나면, 러시아월드컵 최종엔트리의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서서히 이름이 지워진 인물이 있다. 바로 김영권, 홍정호, 지동원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한국 축구를 이끌어갈 재목으로 불리며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으나, 최근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대표팀 승선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이들이 대표팀에서 외면받는 이유는 분명하다. 소속팀 주전경쟁에서 밀려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고, 이에 경기력이 급락했다. 대표팀에서 단호한 결의로 구슬땀을 흘렸지만, 떨어진 경기력을 극복하지 못하고 오히려 비판의 화살을 정면으로 맞아야 했다.

그 사이 대표팀에서 설 자리도 없어졌다. 수비진의 경우 신예 김민재(전북)가 급부상하며 장현수(도쿄) 권경원(톈진)이 입지를 다졌다. 공격진에서도 손흥민이 최전방 공격수로 이동하면서 좌우측 미드필더에 이재성 권창훈(디종)이 존재감을 나타냈다. 여기에 김민우 이창민(제주) 이근호(강원) 염기훈(수원) 등 신구조화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것으로 마침표를 찍을 순 없다. 신태용호가 더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경쟁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야 한다. 김영권 홍정호 지동원의 반전과 분전이 필요하다. 소속팀에서 활약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번 월드컵만을 위한 선택이 아니다. 이들은 아직 20대 중반으로 향후 4~5년은 한국 축구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자원이다.

길은 분명하게 보인다. 현 소속팀에서는 입지를 완전히 잃었기 때문에 눈높이와 몸값을 낮춰 뛸 수 있는 팀으로 이적해야 한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러한 결단 없이 부활을 꿈꾸는 것도 허상일 뿐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young0708@sportsworldi.com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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