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회의 풍경소리] 동지에 팥죽 먹는 이유

올해 2017년 동지는 윤년이 들어 ‘애동지‘가 된다. 시대가 좋아져서 팥죽을 뚝딱 한 그릇 사먹으면 된다지만 우리 사회는 전통적으로 동지가 되면 가정 마을 단위로 쑤어 먹었다. 동지가 음력으로 11월 10일보다 먼저 오면 애동지요 중순에 들면 중 동지 그보다 나중에 들면 노 동지라 칭하고 있다. 올해 동지는 음력으로 11월 10일보다 앞서 들기도 했지만 윤년까지 들었으므로 애동지가 되는 것이다. 동지 때에는 당연 팥죽을 쑤어 먹는 것이 전통인데 애동지 때에는 어린 아기나 아이들에게 근심스런 일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하여 팥죽 대신 시루 팥떡을 해서 먹는 풍습이 있다.

사람의 마음이란 게 뭐라도 하나 걸리는 게 있으면 하지 않는 습관들이 있어서인지 이러한 속설을 따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집안에 어린아이가 없는 집이라면 팥죽을 쑤어 먹어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동짓날에 팥죽을 쑤어 먹는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중국이나 우리나라나 잡귀와 같은 귀신들이 붉은 색을 두려워한다는 인식에서 붉은 색이 강한 곡식인 팥을 재료로 하여 계절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은 참으로 지혜로운 일이기도 하다.

일 년 중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긴 날을 보내며 먹는 음식으로는 제격이었던 것이 밤이 가장 긴 날이니 음기가 가장 강하다고 여겨졌으며 당연 귀신의 기운 또한 왕성한 날이라고 믿었다. 귀신이 가장 저어하는 기운인 붉은 팥으로 음식을 해서 먹는다는 것은 내 몸을 붉은 팥의 기운으로 채워 무탈히 음기를 이겨내고자 하는 민간신앙적 지혜였던 것이다. 실제로 팥이 지닌 여러 가지 효능으로 보아 팥은 겨울에 부족하기 쉬운 철분 등 무기질 영양소의 보급원으로도 훌륭한 건강식품이다. 뿐만 아니라 해독기능도 있어 피부가 붉게 붓거나 열이 나고 쑤시거나 한 증상에 특효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설사와 해열 각기나 종기임질 산전산후통 등 진통에도 효과가 크다. 여기에 더하여 산모의 젖도 잘 나오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하니 약이 부족한 옛 시대에 있어 팥은 매우 소중한 음식일 뿐만 아니라 의약제의 역할도 했던 것이다.

이러한 풍습으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경사스러운 일이 있을 때나 재앙이 있을 때에도 팥밥이나 팥떡을 해서 먹곤했으며 이러한 풍습이 이어져 고사를 지낼 때에도 무엇보다 팥떡이 우선이다. 전염병이 유행할 때도 우물에 팥을 넣으면 물이 맑아지고 질병이 없어진다고 여겼다. 마찬가지로 사업이 번성하기를 바라거나 크고 작은 공사를 하는 이들이 사업이나 공사가 무탈하게 완공되기를 바랄 때 이처럼 팥이 들어가는 음식을 장만해 고사를 지낸다. 이러한 풍습은 팥의 붉은 색이 주는 주술적 의미를 중시 여겼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지만 오랜 역사를 두고 팥이 잡귀를 쫒고 마장을 막아준다는 믿음은 그 사실 여부를 떠나 특히나 우리 한국인들에게는 거의 정설로 심어져 있는 인식이다.

지금은 보기 힘들지만 필자의 어렸을 때만 하더라도 팥죽을 쑤어 상가(喪家)에 보내는 관습도 있었다. 이 역시 팥의 붉은 색과 기운이 혹여나 있을 상가의 악귀를 쫓기 위한 것이었으며 따라서 이웃이 상(喪)을 당했을 때는 팥죽을 쑤어 보내어 부조를 대신하기도 했던 것이다. ★김상회의 풍경소리(02-533-8877)에서는 부산 및 지방 애독자를 위해 전화상담을 진행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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