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 시상식의 구경꾼, 고개숙인 절반의 팀들

[스포츠월드=코엑스 권기범 기자] “결국 꽃다발을 주지 못했네요.”

13일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7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 각 팀 프런트는 소속 선수의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꽃다발을 들고 시상대에 오르기 바빴다. 그리고 10명의 황금장갑 수상자가 모두 발표된 뒤 5개 구단 프런트는 무겁게 발걸음을 돌렸다.

통합우승을 달성한 KIA의 집안잔치였다. 10명의 수상자 중 5명이 KIA 소속이었다. 더욱이 투수 부문을 수상한 양현종은 골든포토상까지 수상하며 ‘2관왕’에 올라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런데 수상자를 1명도 배출하지 못한 팀도 5곳이나 됐다. 두산, 한화, NC, 넥센, kt다. 포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강민호의 FA 이적으로 삼성도 1명을 배출했지만 의미를 두기 어렵다. 사실상 6팀이 한 시즌을 치르면서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한 셈이다.

두산의 경우, 니퍼트, 유희관, 장원준, 양의지, 에반스, 오재일, 오재원, 허경민, 김재환, 박건우까지 많은 선수들이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지만 수상자와 접전을 벌이지 못했다. 그나마 외야수 부문 김재환(140표)과 박건우(99표)가 4∼5위를 차지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2011∼13시즌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한 이후 4년 만에 꽃다발은 주어지지 않았다.

NC는 2014∼2016시즌 매년 수상자를 배출했는데 올해 최초로 구경꾼이 됐다. 넥센은 지난해 2루수 서건창의 수상으로 자존심을 세웠지만 올해는 골든글러브와 거리가 있었다. 그래도 넥센은 신인왕(이정후)를 배출하며 위안을 삼았다. 한화도 지난해 지명타자 김태균이 수상했지만 올해는 들러리 신세였다.

kt는 아직 진정한 1호 수상자가 없다. 2015년 외야수 유한준이 수상했지만 당시 넥센에서 FA 이적한 뒤 kt 소속으로 받았다. 이날도 유한준은 페어플레이상을 수상했지만 10명의 황금장갑 명단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삼성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강민호의 수상으로 역대 67명의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배출한 팀이 됐다. 그런데 이날 KIA가 5명이 수상해 역대수상자가 66명이 됐다. 강민호 덕에 최대배출팀의 명예를 이어간 셈이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김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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