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오세근 '혹사 논란'… 어떤 잣대 필요한가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오세근(30)은 확실히 지쳤다. 김승기 인삼공사 감독도 직시하고 있다. 그런데 오세근은 뛰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팀을 위한 책임감이다. 이를 알기 때문에 김 감독도 말릴 수가 없다. 감독의 고뇌는 여기서 시작한다.

오세근의 행보는 독보적이다. 4일 현재 경기당 평균 19.33점, 리바운드 10.07개로 두 부문 모두 국내선수 1위를 달리고 있다. 국내 선수 가운데 평균 기록이 더블더블인 선수도 오세근이 유일하다. 오세근의 가치는 기록으로 새겨지지 않는 부분에서 더 빛난다. 골밑에서 중심을 잡아주면서, 공·수에서 팀 기여도가 크다. 그는 우물 안 개구리도 아니었다. 최근 열린 ‘2019 세계 남자 농구월드컵’ 아시아 예선 2경기에서도 제 몫을 다했다. 특히 지난 23일 뉴질랜드 원정에서는 고비마다 천금 같은 득점을 쏘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그런데 천하무적으로 불리던 오세근이 주춤하고 있다.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야투성공률’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지난 2일 삼성전에서 22개의 2점슛을 던져 8개를 성공, 야투성공률 36%에 그쳤다. 이어 3일 모비스전에서도 12개를 던져 4개만 성공시켰다. 성공률 33%였다. 눈에 띄는 점은 2경기 연속 2점슛 야투성공률 30%대에 머문 것이다. 그는 지난 11월10일 KCC전에서도 야투성공률 33%를 기록한 바 있지만, 그 다음 12일 LG전에서는 성공률을 67%로 끌어올리는 맹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덕분에 팀 연패도 막았다. 그러나 최근 2경기에서는 모두 야투성공률 30%대에 머물렀고, 팀도 2연패를 당했다.

출전 시간을 살펴봐도, 월드컵 예선 참가 직후 팀에 합류해 11월30일 kt전 36분28초, 지난 2일 삼성전 35분25초, 3일 모비스전 34분13초를 뛰었다. 4일 동안 3경기에 출전해 평균 35분을 넘게 뛰었다. 앞서 뉴질랜드 원정까지 다녀왔다. 김 감독도 이 사실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김 감독은 “선수가 뛰고 싶다는 의지가 있는데, 무작정 뺄 수는 없다. 또한 오세근이 빠지면, 팀 경기 내용이 순식간에 달라지니 고민이 깊다”며 “일단 3라운드 이후 관리를 해줄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이 딜레마를 해결해 줄 방법은 없다. 다만 중요한 것은 오세근이라는 엔진이 모터를 제대로 돌리지 못하면, ‘디펜딩 챔피언’ 인삼공사의 이륙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결국 선택의 문제이며, 운용의 성공 여부는 결과론적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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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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