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토끼눈' 강소휘, 에이스 부담감 '훈련'으로 극복한 독종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방년(芳年)의 에이스’ 강소휘(20)에게는 독특한 ‘세리머니’가 있다. 바로 토끼 눈이다. 스파이크를 성공시킨 후 그 작은 눈이 토끼 눈처럼 커진다. 강소휘의 눈이 커질 때마다 GS칼텍스의 승점도 늘어난다.

강소휘는 2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치른 인삼공사와의 ‘도드람 2017~2018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홈경기에서 18점을 기록하며 팀의 세트스코어 3-0 승리를 이끌었다. 승점 11(5승5패)을 기록한 GS칼텍스는 여전히 5위에 머물러있지만, 이날 이번 시즌 첫 셧아웃(세트스코어 3-0) 승리를 챙기며 중위권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승리의 수훈갑은 팀 최다 득점을 기록한 외국인 선수 듀크(23점)였다. 팀 공격을 주도하며 고비마다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여기에 플러스알파가 있었다. 바로 토종 에이스 강소휘였다. 강소휘는 이날 블로킹과 서브에이스 각각 1개씩 곁들이며 18점을 기록했다. 특히 그는 공격성공률 55.17%를 기록하며 고감도 스파이크를 선보였다. 이는 이번 시즌 개인 최고 공격성공률(공격 10점 이상시)이다.

사실 강소휘에게 에이스의 자리는 부담감이 크다. 프로 3년차인 강소휘는 데뷔 후 주전 멤버로 활약한 것은 이번 시즌이 처음이다. 데뷔 첫 시즌에는 이소영-한송이, 지난 시즌에는 이소영-황민경의 백업 레프트로 활약했다. 백업으로서는 출전 횟수가 많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한 번도 시즌별 100세트 이상 출전한 기록이 없다. 보통 주전 멤버들은 시즌 별로 100~120세트 출전 기록을 찍는다.

이에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이소영에게 에이스 역할을 맡기고, 그의 짝으로 강소휘를 배치해 경험을 쌓게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개막을 앞두고 이소영이 불의의 부상을 당하면서, 갑자기 에이스의 중책을 강소휘가 맡아야 할 상황이 왔다. 당연히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 개인 능력이야 신인 때부터 인정을 받았기 때문에 의심할 여지가 없으나, 위기 상황에서 극복 능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강소휘를 믿었지만, 자칫 심리적으로 위축될 경우를 경계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강소휘는 묵묵히 에이스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기록으로 살펴보면, 그는 29일 현재 168득점을 기록해 이 부문 9위(국내선수 2위)에 올라있으며, 공격종합에서는 38.70%를 기록해 이 부문 7위(국내선수 1위)를 달리고 있다. 세부적으로 오픈, 퀵오픈, 서브에서 각각 순위권에 진입해 있다.

그가 에이스의 부담감을 이겨내고 이처럼 맹활약을 펼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훈련량과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의 조언 덕분이다. 강소휘는 이날 “부담감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많은 훈련을 통해 부담감 자체를 느끼지 않으려고 한다”며 “훈련을 많이 하면 그만큼 자신감이 생기고, 그 자신감으로 경기를 하면 부담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활짝 웃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토할 때까지 훈련한다고 했다. 20살의 어린 나이지만,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구단 관계자는 스포츠월드를 통해 “강소휘가 여려보이지만, 배구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독종이다. 정말 독한 모습으로 훈련한다”면서 “배구에 대한 욕심이 누구보다 크다”고 설명했다. 스파이크를 내리 찍은 후 동그랗게 뜨는 토끼 눈 속에 독기가 서려있다는 의미였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리더의 기질이 있다. 아직 어린 나이지만 두려움보다는 자신감이 크고, 팀을 이끌어가는 능력이 있는 친구”라고 전했다.

방년의 에이스 강소휘가 이끌어가는 GS칼텍스의 도깨비 같은 행보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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