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회의 풍경소리] 재물복과 자식복

“결혼할 때부터 아이는 안 낳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전문직이고 연봉도 많아 지금은 부족한 것 없이 살고 있어요. 그런데 자꾸 아이가 있으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상담을 청한 서른 초반의 부부는 동갑이다. 결혼을 약속했을 때부터 향후의 계획에 대해 설계도를 그려놓은 똑 부러지는 성격이기도 하다. 지금까지는 계획한 대로 살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여행을 좋아해서 일 년에 두 번씩 꼭 해외여행을 간다. 맞벌이를 하고 소득이 충분하니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새로운 음식을 찾아 외식도 자주 하고 뮤지컬이나 각종 공연도 즐기면서 어느 면에서나 부족한 것 없는 삶이다.

만족한 삶을 살고는 있지만 “아이가 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가끔씩 고개를 들었다. 처음부터 아이를 낳지 않기로 약속은 했지만 친구들 모임에서 아이들을 보면 너무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동경 같은 것이기도 했다.

아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그렇다면 자식복이 어떨지 먼저 알아보자며 상담을 청한 것이다. 서른 초반이면 늦은 나이도 아니고 경제적 상황도 좋으니 아이를 낳는데 문제가 될 건 없었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해 3포 세대라고 불리는데 사회적으로 대우를 받고 상대적으로 고소득에 속하는 전문직이라는 직업이 첫 번째 샘물이다. 남자와 여자 양쪽 집안이 모두 상류층인 것은 두 번째 샘물이 된다. 부부가 자기들 생활 외에는 따로 돈을 지출하지 않아도 되고 오히려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좋은 재물 복을 타고 난 셈이다.

그런데 그들이 궁금해 하는 자식복은 재물복과는 다른 형태를 보이고 있었다. 한마디로 말하면 자식에 관해서는 복을 받지 못한 사주를 갖고 있다. 여자는 자식자리인 식신(食神)이 공망이다. 이런 사주는 자식에 관해서는 안 좋은 일을 당한다. 임신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임신을 해도 유산할 가능성이 크다. 설사 아이를 낳더라도 부모보다 앞세워야 할 수도 있다. 남자는 사주에 식상(食傷)이 많다. 이는 자녀를 극한다는 의미이니 결코 좋다고 하기는 어렵다. 공교롭게도 부부의 사주가 모두 자식 복에서는 복을 받지 못했다.

사주로만 보았을 때는 지금처럼 자식 없이 부부끼리만 사는 게 나은 상황이 될 것이다. 자식을 갖게 되면 기쁨보다는 슬픔이 될 가능성이 크고 집안에 생각지도 못한 불화가 생기면서 평지풍파가 일어나게 된다. 누군가는 상담을 청한 부부와 달리 자식 복이 넘치기도 한다. 식상이 희신이나 용신인 사주가 그런 경우인데 자녀가 많고 효도하며 영민하기까지 하다. 자식들이 돌보아 주니 만년에도 안락한 복을 누릴 수 있다. 식상이 지지(地支)에 있는데 일간의 장생 제왕 임관에 해당하는 사주는 자녀가 총명하고 영화를 누린다. 식상이 희신이나 용신을 도와주면 자녀가 출세하고 부모도 그 덕을 입을 수 있으니 이것 또한 자식 복이 좋은 사주이다.

똑같이 결혼을 하고 한평생을 살아가는데 누구는 자식이 있고 누구는 없다. 누구는 자식 덕분에 기쁨이 가득하고 누구는 자식 때문에 고통에 빠진다. 살아가는 건 다 비슷해 보이는데 그 속에서도 이렇게 숱한 모습이 있으니 신묘할 뿐이다. ★김상회의 풍경소리(02-533-8877)에서는 부산 및 지방 애독자들을 위해 전화 상담을 진행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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