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움직임이 눈길을 끈다. 아우디가 먼저 첫 판매 인증을 받았는데 이달 초 출시한 고성능차 ‘더 뉴 아우디 R8 V10 플러스 쿠페’다. 해당 차량은 열흘만에 초도 물량 72%가 계약됐다. 43대 중 31대가 계약 완료된 것이다. 이 정도면 다른 고가 수입차들과 비교해도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아우디 측은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이제 신차 1종이 인증을 통과했고 판매됐을 뿐이다. 다른 신차들 역시 인증을 기다리고 있지만 본격 판매 재개라고 하기에는 그렇다”고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폭스바겐도 마찬가지다. 현재 업계발로 나온 소식은 폭스바겐이 내년 초 국내 판매 재개를 확정했다는 것이다. 특히 기존 모델 대신, 신차 4종을 앞세워 내년 초부터 대대적으로 판매를 시작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하며 선을 그었다. 다만 판매 재개와 관련한 신차 인증 절차에 들어간 사실은 확인해줬다. 이 관계자는 “현재 신차 인증 절차에 들어간 것은 사실이다”라면서도 “인증 절차가 언제 완료될 지는 저희도 알 수 없기 때문에 언제부터 판매를 시작한다고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사실상 판매가 시작됐음에도 폭스바겐과 아우디 모두 판매 재개가 맞냐고 물어도 손사래를 치는 분위기다. 지난해 디젤차량의 배기가스 수치 조작으로 촉발된 디젤 게이트가 여전히 휘발성을 갖고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여론의 눈치를 보고 있는 듯 하다.
이와 함께 폭스바겐이나 아우디 모두 디젤 게이트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기존 고객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접점을 만들어서 여러 활동과 혜택을 마련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우디 측도 딜러들을 중심으로 A6와 Q7 등의 판매 재개 소식을 기존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폭스바겐은 이번에 신차 출시와 함께 새로운 판매 형식도 도입해 분위기 쇄신에 나선다. 카카오와 함께 구축 중인 온라인 판매 플랫폼을 도입해 판매 재개가 확정되면 공개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모빌리티 자회사를 통해 차량 분야 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두 회사의 협력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지 주목된다.
수입차 시장의 반응은 어떨까.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판매 재개에 대해 업계의 반응은 반신반의하거나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 수입차 관계자는 “아무래도 워낙 잘 팔리던 두 브랜드가 판매를 다시 시작하고 소비자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다면 수입차 시장 전체적으로도 활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반면, 또다른 수입차 관계자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듯 한데 아직 소비자들의 마음이 되돌아왔다고 볼 수 있는 근거는 없다.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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