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텨야 산다' 대표팀 차출에 대처하는 구단의 자세

[스포츠월드=박인철 기자] “핑계는 대지 않겠다.”

국가대표 일정을 바라보는 프로농구 10개 구단 속내가 복잡하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이 13일 진천선수촌으로 소집돼 19일까지 강화훈련을 갖는다. 이후 뉴질랜드로 출국해 23일 원정 1차전을 치르고 26일 고양에서 중국과 홈경기를 갖는다.

팀을 이끄는 감독 입장에선 소속 선수의 대표팀 소집은 딜레마다. 국위를 선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지만, 혹여 부상이라도 당하고 돌아오는 날에는 경기 운용이 깜깜해진다. 당장 13일부터 일주일 간(팀당 2∼3경기)의 리그 일정을 주축 없이 치러야 한다.

특히 선수가 여럿 빠지는 팀이라면 고민은 더 커진다. 대표적으로 인삼공사다. 대표팀 12인에 양희종, 오세근, 두 기둥이 포함됐다. 선수 2명이 차출된 팀은 모비스와 인삼공사뿐이다. 양희종은 코뼈가 골절된 가운데서도 대표팀에 합류한다. 본인의 강력한 희망 때문이다. 원래 대표팀 소집은 13일 오전 11시 까지지만, 양희종은 특수 제작된 마스크가 당일에서야 완성돼 양해를 구하고 오후에 합류했다.

김승기 인삼공사 감독은 “공백은 아쉽지만 핑계는 대지 않을 거다. 없으면 없는 대로 가야 한다. 선수가 대표팀을 위해 뛰겠다면 난 OK다”면서 “다치지만 않았으면 한다. 감각이 떨어진 선수나 백업들은 주전이 빠진 기회를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시래가 차출된 LG도 고민이 크다. 김시래는 김종규의 부상, 외인 2명의 부진, 조성민의 컨디션 조절 문제로 사실상 초중반을 먹여 살린 장본인이다. 현 감독은 “영향은 당연히 크다. 어느 때보다 팀간 전력 차가 줄어 매 경기 결과가 중요하다. 시즌 막바지가 되면 (공백) 생각이 날 것 같기는 하다”면서도 “선수가 없다고 포기할 수는 없지 않나. 최근 경기 감각이 올라온 양우섭이나 정성우로 버틸 것”이라 말했다.

LG는 부상에서 돌아온 김종규도 예비엔트리에 포함돼있어 차출 가능성이 남아 있다. 현 감독은 “아직 대표팀에서 연락이 오지 않았다. 종규도 부른다면 보내야 한다. 다만 아직 통증이 남아 있고 몸상태가 정상은 아니라 꾸준히 대표팀에서도 관리를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club1007@sportsworldi.com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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