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차별'에 뿔난 네이버… 구글 공격은 신의 한 수?

[한준호 기자] ‘네이버의 구글 공격은 신의 한수?’

토종 IT기업 네이버가 글로벌 IT기업 구글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번에는 한성숙 대표가 직접 ‘구글 공식 입장에 대한 네이버의 공식 질의 및 제안’이라는 제목의 글을 공개해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이해진 네이버 전 이사회 의장이 국정감사장에 출석해 구글과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기업의 국내 세금 및 고용 문제를 지적하고 이에 구글이 반박하는 1차 설전이 벌어진 바 있다.

이번에 한성숙 대표가 공개적으로 구글 측에 제기한 문제들도 그 연장선 상이다. 역시 세금과 고용 문제가 먼저 제기됐다. 구글 측에 매출액도 공개하지 않으면서 세금을 제대로 내는지 알 수 없기에 하루 빨리 매출액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구글이 매출 규모에 맞는 국내 고용에 나서고 있는지와 구글코리아가 지난 2006년 설립 당시 우리 정부로부터 120만달러를 2년간 지원받으면서 내세운 연구개발 인력 등의 고용 투자 계획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여부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한성숙 대표의 이번 글에는 또 다른 민감한 문제 제기가 담겨 있다. 바로 검색 결과 조작과 허위광고 문제다. 1차 설전 당시 구글은 자신들은 검색 결과 조작과 거리가 먼 것처럼 언급한 적이 있다. 한 대표는 이번에 미국 구글 사이트에서의 검색 상위 랭크 광고와 국내 구글 사이트에서 전문병원 검색 시 사실과 다른 결과를 보여주는 화면을 공개했다. 미국 내에서 구글 검색 결과를 상위에 노출시켜주는 업체가 존재하고 있고 국내에서 구글 검색 결과, 허위 광고도 노출되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구글도 네이버처럼 검색 결과 조작, 허위 광고 등의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네이버 측이 대놓고 드러낸 셈이다.

그러면서도 한성숙 대표는 이번 문제 제기가 사회적 성격을 갖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한 대표는 “이번 문제 제기가 자국 기업만 보호해 달라는 애국심 마케팅 차원의 목소리가 아닌, 자국 기업과 해외 기업을 막론하고 모든 기업들이 동등한 상황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시장의 룰’에 대한 당연한 요청”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 안의 문제를 가리기 위한 ‘물타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다. 실제 최근 들어 네이버는 검색 결과 조작, 허위 광고 등의 문제뿐만 아니라 뉴스 배치 조작 사실이 드러나 안팎으로 위기에 몰린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네이버가 토종 IT 기업을 대표해 글로벌 IT 기업과의 역차별 문제를 지적하는 모양새가 나쁘지는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뉴스 배치 조작 등 잘못된 문제로 비판을 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번에 앞장 서서 제기한 역차별 문제는 IT 업계 전반에서 공감하는 절실한 사안”이라며 “그래서 지지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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