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스타] 위기 때 빛난다! 이재영이 보여준 '에이스'의 본능

[스포츠월드=장충 권기범 기자] 팀이 어려울 때 에이스의 존재감은 빛난다. 국가대표 공격수로 성장한 이재영(21·흥국생명)이 적지 장충의 히어로였다.

흥국생명은 12일 장충체육관에서 가진 2017∼2018 도드람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와의 2라운드 원정경기를 3-0(27-25 21-18 25-23)으로 승리했다.

힘겨운 4연패 터널을 벗어났다. 지난 시즌 정규시즌 우승의 기억, 강팀으로 변모한 흥국생명이지만 올 시즌 시작은 좋지 않았다. 이재영, 심슨 쌍포는 막강하지만 센터진의 뒷받침이 부족해 단조로운 공격패턴으로 수싸움에 실패했다. 개막 후 1승5패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선수단 분위기는 가라앉았다.

불안한 출발, 여기서 이재영이 뛰어올랐다. 세 세트 동안 25득점(서브득점 3개·성공률 42.3%)으로 공격득점의 대부분을 책임졌다. 특히 1세트 외인주포 심슨이 고관절 부상으로 빠지면서 불안감을 안겼지만 이재영은 더욱 이를 악물고 오히려 셧아웃 승리를 이끄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세트별 득점력을 봐도 이재영의 원맨쇼가 느껴진다. 1세트 6득점 후 이탈한 심슨, 이재영은 서브득점 1개를 엮어 8득점(성공률 50%)으로 세트승을 이끌었다. 2세트는 더욱 짜릿했다. 서브득점 2개에 10득점(성공률 44.44%)을 올렸다. 42%의 점유율에 성공률이 다소 낮았던 점을 감안하면 끊임없이 공격시도를 한 셈이다. 3세트 12-12에서 가볍게 뛰어올라 힘이 아닌 연타로 블록아웃시킨 백어택 공격은 이날 이재영의 컨디션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이재영은 어느덧 프로 4년차가 됐다. 팀내 토종주포로 자리를 잡았고 V리그의 비타민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성장통도 적지 않았다. 이번 오프시즌에는 대표팀 발탁과 관련해 김연경의 쓴소리를 들으며 마음고생도 했다. 올 시즌에는 팀성적 부진으로 속앓이를 했다. 그래서일까, 예전보다 더욱 박수를 치고 독려하는 모습은 이재영이 막내티를 벗고 주도적인 선수로 거듭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승부는 일방적이었다. 3세트 15-15에서 이재영의 오픈, 조송화의 서브에이스, 이재영의 퀵오픈, 상대 연속실책이 겹치면서 단숨에 20-15로 도망가면서 승점 3은 흥국생명의 몫이 됐다. 이재영은 24-23에서 강력한 오픈 강타로 연패를 끊는 25번째 득점을 성공시키며 포효했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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