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감독 "S존 너무 좁아 투수들이 힘들어"

[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스트라이크존이 너무 좁아요.”

김태형 두산 감독이 이례적으로 스트라이크존에 볼만을 표현했다. 평소에 잘 볼 수 없었던 모습이었고 그래서 더 눈길을 끌었다.

지난 21일 NC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 앞서 김 감독은 “(중계화면에 스트라이크존)은 누가 정하는 것인지 궁금하다”면서 “(화면에 공이 찍히니) 심판들이 더 좁게 스트라이크존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수들이 정말 어려워한다.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 투수들이 너무 힘들어한다”며 “대부분의 팀이 4선발도 못 만들고 있다”고 스트라이크존을 조금 더 넓게 봐야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런 발언을 던진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가을 야구 들어 느끼는 체감적 스트라이크존 탓이다. 플레이오프 4경기 동안 양팀은 난타전을 펼쳤다. 도합 103안타 46사사구가 나왔고 양팀의 득점은 합쳐서 78점이었다. 특히 두산은 1차전 5득점(9안타 4볼넷), 2차전 17득점(15안타 8사사구), 3차전 14득점(13안타 11사사구), 4차전 14득점(17안타 8사사구)을 기록했고 54안타 31사사구로 무려 50점을 뽑아냈다.

김 감독은 두산, NC를 떠나 사사구에서 혀를 내둘렀다. 투수들의 제구 불안에는 좁게 보는 심판들의 스트라이크존도 어느 정도 영향이 있었다는 분석이다.

사실 올 정규시즌 전 스트라이크존 확대가 큰 이슈였다.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무기력한 탈락 이후 확대론이 급물살을 탔다. 대표팀 타자들이 ‘우물안 개구리’라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스트라이크존은 상하좌우 공 한개 정도씩 넓어졌다. 하지만 6월 들어 다시 타고투저의 흐름으로 원상복귀됐다. 두 자릿수 득점은 일상이고 경기시간도 크게 늘어났다. 이런 현상에 대해 타자들이 달라진 존에 적응을 마쳤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상하좌우 공 한개에서 반개 미만으로 줄어들었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어찌됐건 되돌아보면 올 정규시즌도 역시 타고투저의 리그로 마감됐다.

이런 가운데 TV 영상에서 찍히는 공 궤적이 심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해오다 팬의 관심이 집중된 포스트시즌에 들어선 오히려 더 보수적으로 보게 됐다는 분석이다.

김 감독은 좁아진 스트라이크존을 체감하면서 ‘좀 더 넓게 봐야한다’는 개인 의견을 피력했다. 지금은 너무 타자쪽으로 편중됐다는 의견이었다. “투수들도 먹고 살아야지”라는 농담에는 뼈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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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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