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스포츠 기사 재배치 논란! 뉴스 편집 공정성까지 의심

[스포츠월드=한준호 기자] 네이버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청탁을 받고 언론사 기사 재배치를 단행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네이버 뉴스 편집 자체의 공정성마저 의심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20일 한 인터넷 스포츠 전문매체는 네이버스포츠 담당자가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의 요청을 받고 프로축구연맹을 비판하는 기사를 재배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네이버는 이날 즉각 감사를 벌여 이 같은 사실을 시인하고 한성숙 대표가 직접 나서 사과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문제가 된 기사는 2016년 10월 3일 ‘한국프로축구연맹, 누군가를 처벌할 자격이 있나’라는 제목의 한 인터넷 매체 기사였다. 당시 네이버 뉴스 스포츠섹션 메인에 배치됐던 이 기사에 대해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네이버 담당자에게 메인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했다. 네이버 담당자는 즉시 담당 부하 직원에게 지시해 해당 기사를 메인에서 뺐다.

이번 사태는 네이버 뉴스 편집이 어떠한 외부의 압력에 쉽게 좌우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연결될 수 있어 심각하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듯 한성숙 대표는 “네이버가 약속해 온 투명한 서비스 운영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사용자와 스포츠 관계자들에게 실망과 걱정을 끼쳐 드리게 돼 죄송하다”고 발 빠르게 사과했다. 부당한 기사 재배치 지시를 내린 담당자는 직위해제됐고 인사위원회에 회부돼 징계절차를 받게 된다.

앞으로의 재발 방지 대책으로 한 대표는 스포츠와 연예 기사 편집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네이버 스포츠와 연예 조직을 개편하고, 사람이 뉴스를 배열하는 비중을 줄이고 인공지능 추천 기술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스포츠와 연예 외에도 다른 분야 뉴스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 이에 네이버 측은 기사 재배치는 따로 통제를 받지 않는 스포츠와 연예 부문의 구조적 문제일 뿐 사회, 정치 등 일반 뉴스와는 상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사람이라는 지적이다. 이미 대부분 국민들이 언론뉴스를 소비하는 창구 역할을 하는 네이버가 올바른 언론관을 지닌 뉴스담당자를 책임자로 임명하지 못한 잘못이 1차적이라는 비판이다. 올바른 언론관은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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