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1] '가을 사나이' 허경민의 특별한 포스트시즌…"추억 만들기"

[스포츠월드=잠실 김도현 기자] “올해 마음가짐은 추억 만들기다.”

‘가을 사나이’ 허경민(27·두산)이 플레이오프를 임하는 각오는 남달랐다. 허경민은 가을야구에만 시작하면 누구보다도 활발하게 존재감을 알린 선수였다. 하지만 허경민은 17일 잠실구장에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NC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는 어느 때보다 차분한 모습이었다.

사실 허경민은 올 시즌 마음이 편치 못했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한 여파가 쉽게 가시지 않으면서 시즌 내내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시즌 성적은 타율 0.257 3홈런 40타점.수비는 여전했지만 한 번 식은 방망이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다. 그나마 9월 들어 ‘추남(秋男)’다운 모습으로 조금씩 타격감을 회복했지만 한 시즌의 아쉬움을 날려버릴 순 없었다.

이에 허경민 역시 “이번엔 잘할 것 같지 않다”며 “2015 포스트시즌만큼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내 허경민은 “우리 팀 다 잘 하니까 편하다”고 너스레를 떨며 내심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태형 감독도 앞서 미디어데이에서 “(허)경민이가 시리즈 MVP를 받으면 좋겠다”고 밝힐 정도로 허경민에 믿음을 드러냈다.

두산의 3연패도 중요했지만 허경민에게 이번 포스트시즌을 조금 달랐다. 그는 “여기 있는 선수들과 내년에도 같이 한다는 보장이 없다”며 “저에게는 축제지만 추억인 그런 순간”이라며 가을야구에 임하는 소감을 밝혔다. 한 시즌 동안 함께했던 선수들과 좋은 기억을 남기고 싶은 그의 의지가 돋보였다.

올해 부진하긴 했지만 두산의 핫코너를 지켜줄 선수는 누가 뭐래도 허경민이다. 이미 두 차례 팀의 한국시리즈에 큰 공헌을 하며 가치를 입증한 바 있다. 수비력만큼은 자타공인 KBO 최고 수준이고, 가을야구에서의 불방망이는 보너스다. 본인은 겸손한 자세를 보였지만, 주위의 허경민에 대한 기대감은 높다. 그만큼 허경민의 포스트시즌은 특별했다. 다시 한 번 ‘가을 사나이’임을 증명하며 두산의 3년 연속 우승을 이끌수 있을지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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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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