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부터 퇴근길까지, 준PO 4차전 우천취소 풍경

[스포츠월드=창원 이지은 기자] 12일 롯데와 NC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이 펼쳐질 마산구장 그라운드는 대형 방수포로 내내 덮여있었다.

이른 아침부터 마산에는 빗줄기가 가늘어졌다가 굵어졌다가를 반복하면서 끊임없이 비가 내렸다. 경기 시간 4시간여 전, 홈팀이 훈련을 시작할 시점이 됐지만 잔뜩 흐린 하늘에서는 여전히 빗방울이 떨어졌다. 체감 기온도 뚝 떨어진 상태. 더그아웃에 모인 취재진들은 하루 사이 급격히 추워진 날씨에 모두 두터운 가을 외투 차림이었다.

NC 선수들은 그라운드가 아닌 실내 연습장에서 몸을 풀었다. 김경문 NC 감독만 취재진과의 사전 인터뷰를 위해 1루 더그아웃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날의 승기를 이어가고 싶어하는 승장의 얼굴에는 아쉬운 기색이 역력했다. 우천 순연 여부를 확인하려 반팔에 반바지 차림으로 밖으로 나선 박민우는 “춥다”를 연발하며 얼른 다시 라커룸으로 향했다.

비가 야속한 건 원정팀도 마찬가지. 롯데에게 배정된 훈련 시간에는 더 많은 비가 내렸고, 이미 마산구장 그라운드 곳곳에는 물 웅덩이가 생겨있었다. 3루 더그아웃에서 비가 내리는 풍경을 하염없이 바라보던 주장 이대호는 “오늘 경기를 하면 이길 것 같다”라며 아쉬워했다. 외인 트리오도 더그아웃에 위치한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마신 뒤 손을 뻗어 비가 얼마나 오는지를 가늠해보는 모습이었다.

가장 아쉬운 사람은 이날 선발로 예정돼있던 박세웅일 터. 한참을 더그아웃에 앉아서 비가 얼마나 올 예정인지, 구름은 어떻게 이동하고 있는지, 이날 경기가 비로 밀리면 추후 어떻게 재편성되는 지를 꼬치꼬치 물어보던 박세웅은 덤덤한 표정으로 다시 라커룸으로 향했다. 하지만 미련이 남았는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더그아웃으로 나왔고, 비가 얼마나 잦아들었는지를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는 모습이었다.

보통 5시를 기점으로 확정되는 경기 취소 여부는 시간을 넘겨도 결정되지 못했다. 관중 입장이 시작되는 시간이 훨씬 지났음에도 좌석을 아직도 비어있는 상태였다. 결국 이날 오후 5시32분에 경기는 우천 취소가 결정됐고, 미뤄진 경기는 하루 뒤인 13일에 열리게 됐다. 4차전에 나설 롯데 선발은 결국 박세웅에서 조쉬 린드블럼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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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마산 김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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