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님과 함께2’ 김숙으로 시작해 김숙으로 끝났다

[스포츠월드=김원희 기자] 가상결혼 버라이어티의 새 장을 열었던 ‘최고의 사랑-님과 함께2’가 종영했다. 이리 저리 끌고 가기보다 박수 받을 때 떠나는 것을 택했다.

26일 JTBC ‘님과 함께2-최고(高)의 사랑’(이하 ‘님과 함께2’)에서는 김숙 윤정수의 이별이야기가 그려졌다. 김숙은 그동안 함께 생활했던 윤정수의 집을 찾아 추억이 담긴 물건들을 정리하며 함께한 시간을 회상했다. 2년여의 시간을 함께한 만큼 두 사람은 마지막 촬영에 울컥하는 모습으로 큰 아쉬움을 드러내며 가상결혼 생활을 마무리 했다.

지난 2015년 첫 등장한 김숙과 윤정수 부부는 그동안 방송 돼온 가상결혼 버라이어티의 틀을 파격적으로 깨는 ‘쇼윈도 부부’ 콘셉트를 내걸었다. 기존 가상 결혼 버라이어티는 영화 같은 달콤한 이벤트와 스킨십으로 알콩달콩 결혼 생활을 선보이며 보는 이들의 부러움을 자아내는 것이 보통이었다. 때문에 가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많은 시청자들은 어느새 감정을 이입해 빠져들곤 했다. 그러나 가상은 가상. 가상 부부로 출연하는 연예인들의 개인적인 스캔들이나 ‘가짜’임이 느껴지는 현실과 동떨어진 시나리오들이 시청자들에게 거부감을 안긴다는 한계가 있었다.

그 한계를 깬 것이 바로 ‘님과 함께2’ 김숙과 윤정수다. 두 사람은 부부로 나서면서 로맨틱한 말이나 행동을 하기 보다는 도리어 스킨십 금지 등의 룰을 만들어 가상임을 철저히 드러냈다.

이런 새로운 개념의 가상결혼 버라이어티를 할 수 있었던 데는 김숙의 역할이 컸다. 가상임을 계속해서 강조 했기에 김숙은 두 사람의 관계 속에서 ‘가모장’이라는 콘셉트를 확실히 하며 가상결혼계의 새로운 문을 자연스럽게 열도록 했다. 성역할이 바뀐 가상결혼 안에서는 새로운 장면들을 이끌어내는 것이 가능해졌다. 김숙은 ‘어디 남자가’ ‘여자가 큰 일 하는데’ 등의 말로 가부장으로 대변되는 표현들을 반대의 입장에서 과감하게 던졌고, 그러면서도 기죽어 있는 윤정수를 배려하고 챙기면서 정말 가장 같은 모습으로 현실감을 이끌어냈다. 기존의 가상결혼이 가상이라는 조건을 판타지로 이해했다면, 김숙은 도리어 현실감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조건으로 이용했다.

그렇게 김숙 윤정수 부부는 ‘님과 함께2’의 최고 전성기를 이끌었지만 넘을 수 없는 벽이 되기도 했다. 김숙과 윤정수 부부의 인기 이후 ‘님과 함께2’는 코미디언 커플 영입으로 방향을 틀었다. 허경환과 오나미, 송은이와 김영철이 새 커플로 등장했고 그들 역시 사랑 받았지만 김숙과 윤정수 부부만큼의 화제성을 이끌진 못했다. 이에 김숙이 연 가상결혼의 새 역사는 김숙이 막을 내리며 아름답게 퇴장하게 됐다.

‘님과 함께2’는 떠나지만 김숙이 이끈 가상결혼의 새 장은 기존 가상결혼 버라이어티의 식상함을 덜어낼 훌륭한 대안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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