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관중 돌파, 그래서 더 특별한 이대호의 역전 3점포

[스포츠월드=사직 정세영 기자] ‘구도(球都)’ 부산이 들썩였다. 야구장을 찾은 목이 터져라 응원했고, 가을야구를 확정한 롯데 타자들은 짜릿한 홈런포 두 방으로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26일 홈에서 한화를 상대한 롯데는 홈런포 두 방을 포함해 장단 14안타를 집중시켜 11-8로 승리했다. 아울러 최근 3연승, 한화전 5연승에 성공한 롯데는 시즌 78승째(2무62패)를 기록, 이날 경기가 없는 NC(76승2무62패)를 1경기 차로 따돌리고 3위 자리를 지켰다. 롯데는 남은 2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면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다.

이날은 롯데가 5년 만에 100만 관중을 동원한 날, 그래서 승리의 기쁨이 두 배가 됐다. 전날까지 99만 6267명을 동원한 롯데는 이날 1만5625명의 관중이 입장, 2012년 이후 5시즌 만에 홈 관중 100만명(101만1892명)을 돌파했다. 롯데가 100만 관중을 동원한 것은 이번이 9번째다. 1991년 100만1920명이 사직구장을 찾아 첫 100만 관중 시대를 열었고, 2008~2012년에는 5년 연속 100만 관중을 동원하며 ‘구도’ 부산의 야구 열기를 자랑했다. 롯데의 마지막 100만 관중은 2012년으로, 당시 125만9480명이 사직구장을 찾았다.

롯데는 ‘야구의 꽃’인 홈런으로 승리를 완성했다. 롯데가 5-7로 끌려가던 6회말 2사 2,3루에서 타석에 선 이대호는 상대 투수 강승현의 2구째 143km짜리 직구를 통타, 좌측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역전 스리런 아치로 연결했다. 이대호의 시즌 34호째 홈런. 또, 외국인 타자 앤디 번즈는 계속 이어진 6회 2사 1,2루 찬스에서 스리런 아치를 폭발시켜 승부를 사실상 결정지었다.

특히, 이날 이대호의 홈런의 의미는 남다르다. 이대호는 구도 부산의 상징 같은 선수다. 2008년부터 3시즌 동안 롯데의 간판타자로 맹활약하며 매 시즌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뤘다. 사직구장에 매년 100만명 이상의 구름 관중이 모여들었던 때도 바로 이 시점이다.

하지만 이대호는 2011시즌을 끝으로 일본에 진출했고, 부산에서 롯데의 야구 열기도 식어버렸다. 이대호라는 초특급 스타의 빈자리는 컸다. 롯데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4시즌 연속 가을 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그랬던 이대호는 올해 초 롯데 복귀를 확정했고, ‘대호(大虎)’를 탄 롯데는 5년만의 가을야구 진출했다. ‘돌아온’ 이대호는 100만 관중 동원을 확정한 날, 역전승을 이끈 대포를 작렬시키며 홈팬들에게 짜릿한 승리를 선물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경기 뒤 “5년 만에 100만 관중을 돌파했는데 팬들이 많이 찾아줘 선수들이 힘이 나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승리소감을 밝혔다.

이대호는 “선수들 모두 3위 한번 해보자는 마음을 먹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동료들과 남은 경기에서도 매경기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niners@sportsworldi.com 

사진=OSEN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