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텔레비전] 종영 ‘구해줘’, 사이비로 시청자 홀린 마성의 드라마

[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이토록 몰입력 있는 사이비 드라마가 또 있을까.

서예지, 옥택연, 조성하 주연의 OCN 사이비 스릴러 드라마 ‘구해줘’가 마지막 16회로 막을 내렸다. 사이비 종교 집단과 그 안에 구속당한 임상미(서예지), 그리고 그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촌놈 4인방의 이야기를 다룬 이 드라마는 사이비 종교의 내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시청자를 홀렸다.

지난 8월 5일 1.1%(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시작한 ‘구해줘’는 8회 3%, 최종회는 평균 4.8%, 최고 5.7%까지 치솟았다. 뿐만 아니라 구선원의 신자들이 사용하는 “될지어다” “믿습니다” 등의 기도어는 단숨에 유행어로 등극하며 ‘구해줘’에 대한 인기를 증명했다.

지난 24일 방송된 최종회는 사이비 종교 ‘구선원’의 몰락과 영부 백정기(조성하)의 죽음이 그려지며 악행의 말로를 맞았다. 한상환(옥택연)은 아버지의 비리를 고발했으며 임상미와 촌놈 4인방 모두 가족과 함께하는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사이비 스릴러’라는 새로운 장르는 방영 전부터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지금까지 이토록 사이비 종교에 대해 깊히 다룬 작품은 없었다는 평이다. ‘구해줘’는 힘들게 사는 서민들을 현혹하는 사이비 종교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배우들의 열연이었다. ‘구해줘’의 타이틀 롤을 맡은 옥택연은 앞서 여러 장르물에 출연하며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뽐내왔다. 그의 강직한 눈빛과 카리스마는 악한 자를 향한 대항의 의지와 패기를 표현하는데 적합했다. 극 중 한상환 역을 맡아 동창생의 죽음을 막지 못한 나약한 고등학생에서 강인해진 눈빛과 의지를 온몸으로 표현해내는 대학생으로 성장한 그는 극을 이끌어 나가는 주춧돌 역할을 해냈다.

또 한 명 눈에 띄는 인물이 있다. 배우 우도환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극 중 상진-상미 남매를 위해 싸우고, 억울한 수감 생활 이후 다시 한 번 상미를 구출하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거는 석동철 역을 맡아 여성 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여주인공 서예지의 열연도 빛났다. 따돌림을 당하는 오빠를 지켜내는 용기있는 모습에서부터 오빠를 잃고, 병마와 싸우는 엄마를 지켜내고자 고군분투하는 강인한 모습을 그려냈다. 무엇보다 사이비 종교에 빠진 아빠와 그 주변 사람들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맞서 싸우는 결연한 의지를 표현해 냈다. 그의 디테일하고 감정적인 연기는 ‘구해줘’의 몰입도를 한 층 끌어올렸다.

‘구해줘’는 시청자들의 눈에 뻔히 보이는 사이비 종교와 그 구성원들의 실체가 극 중 신도들에게는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특히 실패를 모두 맛본 상미 아버지 임주호(정해균)의 혼신의 종교 활동은 현실에 상처받은 이들이 쉽게 현혹될 수 있는 사이비 종교의 악한 힘을 현실감 있게 그려냈다. 연고없는 무지군에 가족을 데려온 장본인이자 가족을 구선원에 옭아맨 일등공신이었다. 나아가 구선원의 열혈 신자로 거듭난 그는 말 그대로 ‘사이비에 홀려 딸을 팔아먹는’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아버지의 전형을 보여줬다.

구선원 실세 삼인방의 소름끼치는 연기도 압권이었다. 종교의 이름으로 젊은 여성에게 노골적으로 접근하며 신자들을 현혹해 스스로를 영부라 칭하는 사기꾼 백정기, 친근한 파마머리 이면에 악마의 얼굴을 가진 조완태(조재윤), 가정과 딸을 모두 바쳐가며 ‘구원의 배’에 탑승하려고 하는 강은실(박지영)까지 사이비 종교 내부 인물들을 다각도로 표현해냈다.

이처럼 ‘구해줘’는 ‘사이비 스릴러’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함과 동시에 장르물의 흥행가도에 불을 지폈다. 여름하면 ‘공포’ ‘귀신’이라는 틀을 깨고 ‘사이비’라는 키워드를 잡아내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뻔한 드라마에 지쳐가고 있던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여운을 선사한 ‘구해줘’. 이 작품이 선사한 배우들의 열연과 올 여름의 오싹함은 시청자들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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