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주민규, 클래식 넘어 '태극마크'까지 질주할까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뜨거운 남자’ 주민규(27·상주 상무)가 K리그 클래식에서도 손꼽히는 공격수로 성장하고 있다. ‘챌린지용’이라는 비아냥을 보란 듯이 걷어찬 그가 클래식을 넘어 한국 축구대표팀 유니폼까지 입을 수 있을까. 그의 행보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주민규의 기세가 무섭다. 그는 지난 23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치른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31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반 25분과 28분 연속골을 몰아쳤다. 시즌 12~13호골을 기록한 그는 지난 12일 인천 유나이티드전을 시작으로 6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특히 그는 이 6경기에서 총 9골을 몰아치며 무시무시한 골 감각을 선보이고 있다.

주민규의 득점 기록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선수는 23일 현재 주민규를 포함해 양동현(포항·16골) 김신욱(전북·10골)까지 총 3명이 전부이다. 박주영(서울) 이종호(울산) 이근호(강원·이상 7골) 정조국(강원·6골) 이동국(전북·5골) 등 전·현직 국가대표 공격수와의 득점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특히 지난 9일 울산전에서 2골, 20일 전북전에서 1골, 그리고 제주전 2골까지 올 시즌 리그 1~3위 구단을 상대로 모두 득점포를 가동했다. 특히 전북, 제주는 올 시즌 최소 실점 부분 선두를 달리고 있을만큼 수비력이 좋은 구단이다. 주민규가 클래식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최전방 공격수라는 점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이제 시선은 국가대표팀으로 향하고 있다. 그가 연속골을 터트린 최근 6경기의 경기력만 두고 본다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이다. 골 냄새를 맡는 위치선정, 득점 감각, 수비수를 등지고 도는 움직임까지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특히 좌우 측면에 발 빠른 미드필더 김호남, 김태환을 살려주는 플레이로 타깃형 스트라이커가 지녀야 할 능력을 모두 쏟아내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상황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 두 경기에서 무득점으로 답답한 공격력을 드러냈다. 가까스로 월드컵 본선 무대로 향했지만, 공격력 보완은 보완이 시급하다. 특히 타깃형 스트라이커로는 이동국 외 두각을 나타내는 공격수가 없어 고민이 깊다. 이 시점에서 주민규의 등장은 답보 상태에 빠진 대표팀 공격진의 변화와 포지션 경쟁을 불러올 수 있다.

물론 10월 평가전은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를 중심으로 대표팀을 구성할 계획이기 때문에 당장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11월 국내에서 진행할 예정인 두 차례 평가전과 K리거 중심으로 대표팀을 구성할 12월 ‘2017 동아시안컵’(8~16일 일본 개최)은 주민규를 실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지난 2015 동아시안컵을 앞두고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끝내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지 못했던 그가 생애 첫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