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회의 풍경소리] 힐링재가 된 월광사 백중재

필자는 매월 첫 번째 일요일에 법회를 열고 있다. 이번 9월에는 첫 번째 일요일인 9월 3일, 9월 5일 백중일의 이틀 전이기는 하나 직장생활 및 생업에 종사하는 신도분들을 고려해 정유년 백중재를 함께 모시고 회향했다.

의미 재(齋)를 올리는 날이라 사무실이 있는 충정로가 아닌 필자가 주석하고 있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용두동에 있는 서오능 근처의 월광사에서 간절한 마음을 담아 여법하게 백중재를 치렀다. 보통 사찰에서는 음력으로 초하루를 비롯해 약사재일 및 관음재일 등 불가의 전통적인 대승보살님들의 가피를 구하는 여러 기도일이 있지만 현대인들은 양력에 따른 직장생활 등 생업에 종사하고 있는지라 음력에 근거한 여러 기도일과 재일들을 따른다는 것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이런 이유로 필자는 첫 번째 일요일을 법회로 삼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불가의 큰 재나 행사일이 있다하더라도 날짜가 많이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며칠을 당겨서라도 재를 올리곤 한다. 불교신자들은 대부분 여러 절과 인연을 맺고 있는 분들이 많은지라 월광사의 일요법회 시스템을 좋아들 한다.

2017년 백중재를 회향하면서 감회가 새로운 것은 백중재를 입재한 날로부터 일주일 간격으로 일곱 번의 재를 모시어 49일을 채우는데 2017년도는 백중재를 입재하면서 일주일에 한 편씩 지장경을 읽을 것을 신도들께 당부하였던 것이다. 지장경이 워낙 길이가 긴 경전인지라 전부 13품으로 이루어진 지장경을 하루에 두 편 정도씩 나누어서 읽는다면 일주일에 한 편은 무리없이 독송할 수 있으며, 그리하면 재를 올리는 공덕의 칠분의 일은 선망 조상님들께 나머지 7분의 6은 재를 올리는 후손들에게 나누어진다는 ‘이익존망품’의 내용을 말씀드렸던 것이다.

필자 역시 재를 접수한 신도들을 위하여 간곡한 마음으로 영가들의 지옥고를 면함과 성불인연을 발원하였던 것이니 백중 말재에까지 7번의 지장경을 독송한 것이 된다. 힘든 과제를 마치고 나면 뭔가 마음이 뿌듯해지는 것이니 나름대로 성의를 다한 신도분들이 백중재 49일 간에 이러 저런 꿈을 꾸었다면 전화를 걸어오기도 했고 백중재 회향날까지 어떤 꿈을 꾸었던 잘 마무리를 하라고 당부하였던 것이었으니 필자는 물론 신도분들의 마음 속 암묵적인 결의가 스스로 대견하였던 것이다. 동참자들 모두가 참으로 잘 회향하였다는 감사함과 기도의 공덕과 가피를 믿어 의심치 않는 자긍심이 느껴지는 회향의 자리였다.

백중은 지옥문이 열린다는 날이다. 지옥문이 열려서 모든 지옥에 있는 유주, 무주고혼들이 다 함께 부처님의 법음을 들을 수 있는 날인 것이며 이로 인해 바로 지옥고를 면하고 해탈지를 얻는 날인 것이다. 처음에는 선망 조상님들 및 인연 영가들의 해탈을 위한 시작이었지만 재를 행하는 과정에 후손들의 겸손한 자기 반조와 참회가 이루어짐으로써 조상님들과 후손들이 함께 식(識)이 청정해지는 과정이기도 한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그 공덕 가피가 유주무주 고혼 영가들에게까지 전해져 결국은 산 사람들과 죽은 영가들이 함께 자기 성찰과 반조를 겸하며 백중재는 조상님들과 후손들이 함께하는 영과 식의 힐링재라고 할 수 있다. ★김상회의 풍경소리(02-533-8877)에서는 부산 및 지방 애독자들을 위해 전화 상담을 진행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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