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수 삼성 감독이 정인욱의 태도전환에 그만 웃음을 터뜨렸다. 3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정인욱은 불펜피칭을 끝내고 물을 먹기 위해 더그아웃에 돌아왔다. 그 옆에는 김한수 감독과 취재진이 얘기를 나누던 도중이었고 정인욱은 당당히 함께 서있었다. 김 감독은 정인욱을 보자 “어이∼ 어제 수범이 봤지?”라고 말을 걸었다. 육성선수 출신 만31세 황수범은 전날 두산전에서 데뷔 첫 승의 감동을 누렸다. 올 시즌 1승도 없는 정인욱을 자극하기 위한 말. 그러자 정인욱은 당당한 말투로 “잘 알고 있습니다”고 맞받아쳤다. 그 모습에 김 감독은 “나참, 지난 주에는 숨어다니더니?”라고 툭 던져 웃음을 자아냈다. 게다가 그 말을 듣자 정인욱은 한 술 더 떠 어깨를 으쓱하며 돌아서 걸어가는 제스처를 취했다. 잔부상에 시달리다 8월초 외인 이탈로 땜질선발로 자리잡은 정인욱은 기대에 못미치다 지난달 30일 대구 KIA전에서는 6⅓이닝 3실점으로 제 몫을 했다. 패전이었지만 자신의 몫은 다했다. 당당할만했다. 잠시 후 김 감독은 “다음 상대가 NC 해커인데 어디 두고보자”고 말해 웃음을 더했다.
잠실=권기범 기자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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