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 등에 업은 넷마블 배급사업 잰걸음

판권 확보 ‘테라’·‘이카루스’ 모바일 버전 정식 발매 앞둬
타사와 파트너십 구축·퍼블리싱 영역 선점 효과도 ‘톡톡’
[김수길 기자] 넷마블게임즈가 자체 제작이 아닌 이른바 유력 작품에 대한 판권 확보를 통한 배급 사업에서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온라인 게임 ‘리니지2’ IP(원천 콘텐츠)를 활용한 ‘리니지2 레볼루션’을 직접 개발해 시장에 선보였고 엔씨소프트의 또 다른 온라인 게임 ‘블레이드 앤 소울’을 만들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테라’와 ‘이카루스’ 등 중량감 있는 작품들은 유통 부문에서 접점을 키우고 있다. 두 원작에 알파벳 M자를 붙인 모바일 버전은 각각 블루홀스콜과 위메이드아이오에서 착수하고 있다. 회사 이름에서 연상되듯 블루홀과 위메이드의 모바일 전문 자회사다.

넷마블게임즈는 올해 초부터 ‘테라’와 ‘이카루스’의 IP를 보유한 블루홀, 위메이드 측과 판권 협약을 맺었다. 위메이드의 경우 모바일 게임이 성장하던 지난 2013년부터 2년 동안 경쟁 관계를 형성한 까닭에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라는 새로운 공조 체제를 업계에 제시했다. 위메이드 역시 자체 유통 능력이 있지만, 시장 지배력이 월등한 넷마블게임즈와 협업해 실효성을 배가하다는 복안이다. 특히 시장 여건에 맞게 각색하는 넷마블게임즈의 역량이 한몫할 것으로 보인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도 “글로벌 최고의 퍼블리셔인 넷마블게임즈와 ‘이카루스M’의 계약을 진행하게 돼 기대가 크다”고 밝힌 바 있다.

온라인 게임 ‘테라’는 ‘리니지’와 ‘아이온’ 등 대형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장르가 여전히 시장에 영향력을 발휘하던 2011년 새해 벽두에 세상에 나왔다. 400억 원이 넘는 자금이 투입된 만큼 작품성을 높게 평가받았고, 마니아 층을 형성하면서 PC방 점유율 10위권을 꾸준히 지켰다.

‘테라M’은 ‘테라’ 본연의 화려한 판타지풍 그래픽과 액션성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원작이 국내를 포함한 아시아와 북미·유럽 시장에서 3000만 여명의 팬을 거느리며 안착해 글로벌 사업 면에서도 잠재력을 지녔다. ‘테라M’은 현재 개발 막바지 단계이고, 넷마블게임즈는 연내 ‘테라M’을 정식 발매할 예정이다.

최근 넷마블게임즈는 맛보기(티저) 사이트를 개설하고 ‘테라’의 1000년전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는 향후 사전 접수 등 여러 절차를 순차 진행할 계획이다. 차정현 넷마블게임즈 본부장은 “원작의 감성을 모바일로 재현해낸 ‘테라M’이 본격적인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고 말했다.

‘이카루스M’도 2014년 나온 온라인 게임 ‘이카루스’의 세계관을 그려간다. ‘이카루스’는 제작비로만 500억 원 이상 들어갔다. 중세 유럽을 밑그림으로 지상과 공중을 넘나드는 입체적인 전투와 화려한 액션이 특징이다. 한국을 비롯해 북미·유럽에서도 꽤 많은 팬들을 불러모았다. ‘이카루스M’은 언리얼 엔진4로 구현한 고화질 그래픽에다, 다른 이용자들과 함께 실시간 전투를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재미 요소로 무장했다. 백영훈 넷마블게임즈 부사장은 “긴밀한 파트너십을 구축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에서도 성공을 이루겠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배급 분야를 확장하고 있는 넷마블게임즈의 움직임을 두고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선택과 집중이라는 효용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로 판단하고 있다. 유명 IP를 손수 가공해 제작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고, 퍼블리싱 영역이라는 별도의 축을 육성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로 조속히 외연을 확대해야 하는 넷마블게임즈로서는 유력 IP의 판권을 선점한다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면서 “원작을 다뤄본 IP 소유자 쪽이 콘텐츠를 이해하고 모바일로 이식하는 작업에서 수월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자체 개발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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