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회의 풍경소리] '성형대국' 대한민국

보편적 진실한 것은 선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때로는 진실이 괴로울 수 있다. 사진만 해도 그렇다. 최근에 증명사진이 필요해 사진을 찍었더니 사진관에서도 얼굴을 너무 젊게 보정해 놓았다. 받아볼때는 일순 다행이라 여기면서도 실제 얼굴과는 분위기가 너무나 달라진듯해 보정의 정도를 줄여 달라 했으나 사진사님은 들은 척도 않고 필자의 얼굴을 40대처럼 만들어 놓았다. 그런데 이러한 ‘뽀샵‘은 매일 매일 일어나고 있었음을 최근에 알게 되었다. 요즘 스마트폰은 ‘뽀샵‘(포토샵)이라는 기능이 첨가된 앱이 있어 실제 얼굴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주름이며 얼굴 색깔이며 눈의 크기까지 사진 편집이 가능했던 것이다.

필자는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전통적인 폴더폰이다. 그래서 긴 문자는 볼 수가 없고 시력도 흐려져가서 글씨를 읽을 때도 자연히 눈을 찡그려져 가면서 문자를 읽어간다. 주변에서 핸드폰 좀 바꾸라는 열화 속에서도 답답하지마는 폴더폰을 고수하고 있다. 그래서 번호도 아직은 011폰이다. 이렇게 급박하게 변하는 시대 속에서 아날로그적인 전통적인 핸드폰을 갖고 있는 필자를 안타까워하는 지인들도 적지 않긴 하다.

그러나 기능이 적고 느리고 불편할지언정 업무가 스마튼폰의 최신 기능을 그리 필요로 하고 있지 않지만 기계치이기도한 이유다. 오히려 복잡한 사용법의 다양한 성능 속에서 이리 저리 휩쓸리는 바쁨보다는 단순 기능에 나름 만족하며 생각을 쉬는 나의 이 옛날 폰에 더욱 정을 느낀다. 신도가 보여주는 셀카 사진을 보면서 사진이 잘나왔다는 생각도 하면서 실제와 너무나 다른 사진에 속으로는 그냥 살짝 미안해질 뿐이다. 의도적으로 감추려 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와 가면의 차이가 크면 클수록 자괴감만 커지는 것이 아닐까? 사실 성형수술의 대국이 되어버린 대한민국의 현실 속에서 타고난 실제 얼굴도 달라져 가고 있는데 거기에 더하여 사진 뽀샵까지 더해지니 진실의 가치를 주장한다는 것은 사실 앞 뒤가 맞지 않는 얘기이기도 하다. 이런 저런 이유들이 있겠지만 마음 한 켠이 다소 씁쓸해지는 것이다.

잘 아는 것처럼 중국의 4대 미녀에 속했던 왕소군(王昭君)은 한나라 원제 때의 미녀다. 당시 궁실 화가인 모연수(毛延壽)에게 뇌물을 바치지 않아 어여쁘게 그려지지 못했다 한다. 황제에게 간택될 어여쁜 후궁의 후보들이 수천이었기에 전국에서 내노라하는 미인들이었건만 궁중화가에의 뇌물은 당연했던 것이다. 뇌물을 바치지 않은 왕소군은 결국 한(漢)나라와 적대관계에 있던 흉노의 우두머리에게 시집보낼 화번공주(和蕃公主)로 뽑히게 되고 왕소군이 떠나는 날 아침 처음으로 왕소군을 본 원제는 그녀의 아름다움에 넋이 빠진다. 이렇게 아름다운 미인을 미리 만나지 못하고 억울하게 오랑캐에게 보내야 했기 때문에 분노한 원제는 뇌물을 받고 거짓된 그림을 그린 모연수를 단칼에 처형했다.

반대로 당시 흉노의 왕이었던 호한사 선우는 왕소군이 너무나 아름다워 마음이 흡족하여 한나라를 위해 변경을 지키며 한나라 천자와 백성들이 영원히 평화롭게 살게 하겠다는 상주서를 원제에게 올리기까지 한다. 덕분에 중국과 흉노는 전쟁없이 60년을 우방으로 지냈다 하니 결국은 거짓(?)의 덕을 본 것인지 무엇의 덕이라 해야 할까. ★김상회의 풍경소리(02-533-8877)에서는 부산 및 지방 애독자들을 위해 전화 상담을 진행해 드립니다.

www.saju4000.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