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회의 풍경소리] 결혼하면 안될 남자와 여자

며칠 전 신도 N씨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 뭔가 다급해하며 곧 찾아뵈려 하는데 사무실에 계속 계시냐는 물음이었다. 급한 일이라 하니 그간의 안부도 궁금하여 흔쾌히 저녁을 같이 하자고 했다. 모처럼 필자도 가까운 시내의 월광사 신도가 운영하는 한식집에 예약을 하여 자리를 마주했다. 종종 신도분 중에 음식점을 운영하는 분의 식당을 예약하여 약속을 하곤 한다. 또한 시간을 잘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시간을 잘 지키는 것만큼 그 사람의 성실함과 신용을 보여주는 지표가 드물다고 보기 때문이다.

어쨌든 약속시간 보다 미리 도착하여 식당 사장님인 신도분과 안부를 나누고 있자니 황급히 들어서는 N씨를 볼 수 있었다. 한정식집이다보니 호젓하게 얘기 나누기도 좋았다. 얘기인즉슨 N씨의 바로 위 누나가 오래 전에 이혼을 하고 두 아들을 키우며 가게를 운영하며 열심히 잘 살아 왔고 두 아들 중 하나는 장가를 보냈고 아들 하나는 직장을 다니고 있다. 가게는 누나의 억척같은 노력으로 나름 잘 되고 있었고 이제는 고생도 끝났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언제부턴가 만나는 남자가 생겼다. 이 남자가 나이는 서너 살 아래인데 문제는 아무리 봐도 직업도 뚜렷하지 않고 어느 모로 보나 신뢰가 가질 않아 자신을 비롯한 동생들이 말리고 누나의 두 아들도 싫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한다. 혼자서 애들 키우느라 평생 고생하며 살아온 누나가 말년에 이상한 남자를 만나 얼마 안 되는 재산이라 할지라도 돈 잃고 망신까지 당할 것 같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다.

그런데 누나는 동생들과 아들이 반대를 하는 이유는 오직 돈 때문이라고 했다. 남자가 연하에다가 일정한 벌이가 없다는 사실만으로 무조건 제비 취급을 한다며 말이다. 평생 직장이 힘든 상황에서 오십대 중반을 넘긴 나이에 직장이 없는 것은 대한민국 남자들의 현실이며 이제부터 함께 가게도 운영하고 잘되면 또 하나 차리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혹 장사가 잘 안된다 할지라도 서로 마음이 잘 맞는데 이것만 해도 누나에게는 퍽 위안이 된다는 것이다. 얘기를 들어보니 그러나 만약 두 사람의 사주나 인연이 괜찮다고 한다면 무작정 반대만은 할 수 없어 물어보러 온 것이었다. 거두절미하고 누나의 사주를 보았다. 괴강살에 백호살이 함께 있는 육십 넘은 누나는 사주상으로는 남편덕은 없다. 이럴 경우 남편의 자리보다는 남자 친구로 있으면서 호적을 올리지 않으면 그런대로 괜찮다. 사실 마음에 위안이 크다면 돈을 꼭 남자만 벌라는 법은 없다. 다만 마음 고생은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남자 사주는 생년 밖에는 알 수가 없었다. 다만 N씨 누나의 경우 들어온 대운이 반합반흉의 사신(巳申)합 구조이다. 처음은 좋고 나중은 흉하다는 해석이 된다. 첫 눈에 반하나 나중에는 서로에게 갈등이 생긴다는 조합이다. 이런 경우에 동업은 당연 피해야 한다. 남녀의 애정문제에 있어서도 처음의 달콤함이 원망으로 결론이 나는 걸로 풀곤 한다. 그러나 어쩌리. 사람의 인연법은 당장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만이 소중한 것을. 반드시 아들들이 돈 때문에 엄마의 뒤늦은 사랑을 반대하랴? 그것은 아니건만 이미 누나의 마음은 새로 만난 인연에 흠뻑 젖어 있는 것이다. 지금은 말리면 말릴수록 더 간절해지기만 한다. ★김상회의 풍경소리(02-533-8877)에서는 부산 및 지방 애독자들을 위해 전화 상담을 진행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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