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연속 100타점' 최형우, 4번 타자의 정석을 말하다

[스포츠월드=광주 이혜진 기자] 최형우(34·KIA), 4번 타자의 정석과도 같다

최형우는 1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와의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경기에서 4타수 2안타 1몸에 맞는 볼 3타점을 기록,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김주찬의 솔로 홈런을 제외한 점수가 전부 최형우의 방망이에서 나온 셈이다. 이로써 3연승 질주에 성공한 KIA는 2위 두산과의 거리를 8경기로 늘리며 왕좌를 더욱 견고히 지켰다. 반면 NC는 경기 중반까지 잘 쫓아갔음에도 결정적인 순간 흔들리며 5연패 늪에 빠졌다.

적절한 순간, 참 맛있게도 먹었다. 이날 최형우의 안타는 영양가 만점이었다. 달아나야 할 때마다 꼬박꼬박 점수를 뽑아줬다. 특히 5회말 터트린 안타는 의미가 있다. 1루 주자 버나디나의 도루로 득점권 찬스가 만들어졌고, 최형우는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타로 응답했다. 최형우가 올 시즌 처음으로 100타점 고지를 밟는 순간이자, KBO리그 역대 3번째로 4년 연속(2014~2017시즌) 세 자릿수 타점을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앞서 이 기록을 달성한 타자는 타이론 우즈(OB-두산·1998~2001시즌), 박병호(넥센·2012~2015시즌)뿐이다.

100억원이 아깝지 않다. 최형우는 KBO리그 최초로 FA(자유계약선수) 100억원의 시대를 연 장본인이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4년 총액 100억원에 도장을 찍고 KIA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만 해도 의심의 눈초리가 있었다. 하지만 최형우는 실력으로 몸값의 이유를 증명했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최형우는 106경기에서 타율 0.367(387타수 142안타) 24홈런 102타점 83득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타점 1위, 타율 3위, 안타 3위, 볼넷(77개) 1위다.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가 7이 넘는다. 7월 27일 광주 SK전에서는 역대 15번째로 1000타점을 달성하기도 했다.

내친김에 생애 첫 MVP(최우수선수)까지 노릴 수 있을까. 최형우는 지난 시즌 커리어하이를 작성했다. 138경기에서 타율 0.376(519타수 195안타) 31홈런 144타점 99득점을 기록했다. 타격 3관왕(타율·안타·타점)에 올랐지만, MVP 영광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치열한 경쟁 끝에 더스틴 니퍼트(두산)에게 양보해야 했다. 올해는 더욱 흥미진진하다. 팀 동료 양현종(17승3패 평균자책점 3.38)이 최대의 라이벌이 될 전망이다. 최형우가 보여줄 막판 스퍼트에 시선이 쏠린다.

경기 후 최형우는 “100타점 의식은 특별히 안했다. 1번부터 9번까지 모든 타자들이 다 잘해주고 있기 때문에 내 할 일에만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내가 못 치더라도 뒤에서 해결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면서 “굳이 타점을 잘 내는 비결을 찾자면 긍정적이고 즐기는 마음가짐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운도 많이 따랐다”고 밝혔다. 이어 “MVP에 대해서는 정말로 욕심이 없다. 매년 이렇게 꾸준히 활약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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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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