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도 무더위? 이탈리아는 지금 '체감기온 50도'

이달 들어 체감 기온이 섭씨 50도에 육박하는 도시가 속출하며 이탈리아 전역이 절절 끓고 있다.

2일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1일 사르데냐 섬의 주도 칼리아리의 체감온도가 50도까지 치솟았다. 이날 전국 주요 도시의 수은주가 40도 안팎으로 오른 가운데 습도까지 더해지며체감 온도는 더욱 상승, 남부 나폴리는 49도, 중부 페라라와 리미니는 각각 48도, 47도의 기록적인 체감 온도를 기록했다.

실제 온도도 중부 피렌체가 41도, 로마 38도, 밀라노와 나폴리 35도, 칼리아리와 팔레르모, 토리노 33도, 베네치아 31도를 찍는 등 실제 온도도 평년에 비해 5∼6도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보건부의 열파 경보 최고 등급이 발효된 도시 역시 1일 현재 26개로 늘어났다.

기상청은 북부 리구리아 주의 주도 제노바를 제외한 이탈리아 대도시 전부가 열파 경보 3등급 가운데 최고 수위로 올라섰다며 노약자의 경우 건강에 각별히 유의할것을 당부했다. 기상청은 북아프리카에서 더운 공기가 계속 유입됨에 따라 실제 기온 40도를 넘나드는 이상 더위가 오는 15일 무렵까지 지속되며 올 여름 더위가 기록적인 열파를 기록한 2003년 수준에 버금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건 당국은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에 닥친 무더위에 대처하기 위해 여행객들은 평시보다 더 적은 열량을 섭취하고, 단음식과 알코올 소비를 줄일 것을 권고했다.

이탈리아에는 더위와 함께 60년 만에 닥친 최악의 가뭄도 계속되며 가뭄으로 인한 피해도 늘고 있다. 마우리치오 마르티나 농업부 장관은 이탈리아 총 20개 주 가운데 11개 주가 가뭄으로 인한 재해 지역으로 선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지역은 수도 로마가 속한 라치오, 포도주의 산지로 유명한 중부 토스카나,남부 섬 시칠리아와 사르데냐, 중부 에밀리아 로마냐, 북부 마르케, 남부 풀리아, 칼라브리아, 북부 자치주 트렌토 등이다.

한편, 가뭄으로 상수원 중 한 곳인 브라치아노 호수의 수위가 최저치로 떨어지며 제한 급수 우려까지 제기된 로마의 경우 시 정부와 중앙 정부의 개입으로 당분간상수원에서의 취수가 계속 허용됨에 따라 9월까지는 정상적으로 수돗물 공급이 이뤄진다. 로마 시와 중앙 정부는 관광객들이 몰리는 8월에 제한 급수가 시행될 경우 호텔과 식당 등의 운영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질 뿐 아니라, 무더위 속에 병원 등의 급수가 끊기면 공중 보건에 미치는 악영향도 심각할 것으로 우려해왔다. 로마의 한복판에 위치한 바티칸에서는 이미 프란치스코 교황의 지시로 수도꼭지를 잠그며 바티칸 곳곳의 분수대의 물줄기가 멈추는 등 로마 시내의 분수대 중 상당수도 가동이 중단됐다.

세계일보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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