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기성용 '부재 역설'… 대체불가의 불가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대체 불가’의 불가(不可).

기성용(28·스완지시티)의 한국 축구대표팀 합류가 어렵다는 아쉬운 소식이다. 지난 6월 무릎 수술을 받은 기성용은 현재 영국에서 머물며 훈련을 시작했다. 회복 속도가 느리지 않아 오는 8월 말부터 열리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 라운드를 소화해야 하는 대표팀 합류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문제는 몸 상태이다. 수술 후 오랫동안 휴식을 취하면서 신체 밸런스가 무너졌고, 이에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전체적인 컨디션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고 있다.

일단 신태용(47)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대표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 몸 상태가 되면, 선발해야 한다”고 믿음을 보였다. 그동안 대표팀이 어려운 시기에 주장을 맡아 왔기 때문에 변화가 큰 팀 분위기 수습 차원에서 필요한 존재임은 분명하다. 때문에 오는 14일 대표팀 명단 발표 직전까지 기성용의 몸 상태를 체크하면서 승선 여부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그동안 대표팀의 ‘대체불가’ 자원으로 꼽혔다. 빌드업, 공격 가담, 수비진 조율까지 어느 하나 빠지지 않고 일정 수준 이상의 능력을 선보였다. 특히 투지 넘치는 플레이와 정확한 패스 등으로 실력과 의지력을 동시에 보여준 선수였다. 최종예선 8경기 모두 풀타임 출전은 그냥 이뤄진 것이 아니다.

그러나 언제까지 기성용만 오매불망 기다릴 순 없다. 단기적으로 이번 이란(8월31일) 우즈벡(9월5일) 최종예선을 대비하면서, 정기적으로는 대표팀의 플랜B까지 고민해야 한다. 현 시점에서는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인물로 권창훈(디종) 김보경(가시와) 이창민 윤빛가람(제주) 주세종(서울) 정우영(충칭 리판) 한찬희(전남)가 꼽힌다.

빌드업 측면에서는 김보경이 가장 앞선다. 그는 지난 시즌과 올 시즌 초반 전북에서 활약하며 ‘닥공’에 세련미를 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우영 역시 슈틸리케 감독 시절 대표팀 주축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신 감독이 오는 5일 중국으로 향하는 까닭에 정우영 점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격 가담에서는 활동량이 많은 이창민과 테크니션 윤빛가람이 강점이 있다. 유럽 진출 후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권창훈은 두 가지에서 모두 장점이 있는 선수이다. 여기에 미래 자원으로는 한찬희가 꼽히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해 리스크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 감독이 어떤 선수를 어떻게 활약하느냐에 달렸다. 기성용의 존재감이 워낙 컸던 탓에, 그를 역할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전술적으로 보완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일 수 있다. 신 감독의 눈이 더 바빠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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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권창훈, 김보경(왼쪽부터) /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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