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여신' 물 오른 매력 깜짝 변신 놀라실걸요

4년 간 그라운드 누비다 퇴사
내 인생 가장 힘든 순간이었죠
좌절 딛고 프리랜서 전향 성공
가수 데뷔도… 보여 줄 것 많아
[윤기백 기자] 참 곱다. 겉으로 보이는 인상이 무척 선한 느낌이다. 감미롭다. 말 한 마디 한 마디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성이 목소리에 고스란히 담겼다. 이야기를 나눌수록 마음이 편해지고 왠지 모를 신뢰감마저 든다. 또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는 모습에서 프로다운 면모마저 풍겼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방송인 윤태진(31)이다.

윤태진은 야구팬들에겐 ‘야구 여신’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스포츠 아나운서 시절 우월한 미모로 수많은 남성팬들을 사로잡았고, 4년간 프로야구의 시작과 끝을 책임져왔다. 지금은 그라운드가 아닌 방송국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그녀를 향한 대중의 관심과 사랑은 여전히 뜨겁다. 현재 예능과 라디오에 이어 앨범 발표 등 가요까지 활동영역을 넓히며 ‘예능 여신’으로 거듭나고 있다.

#무용을 꿈꾸던 소녀에서 야구 여신으로

윤태진의 꿈은 무용가였다. 오랫동안 한국무용을 해왔고, 대학(이화여대)에서도 무용을 전공한 그는 대학원에 진학해 교수가 되고 되고 싶었다. 하지만 넉넉지 못한 가정 형편으로 교수의 꿈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결코 주저앉지 않았다. 눈물은 더더욱 흘리지 않았다. 오히려 ‘내 꿈을 언젠가 이루리라’란 다짐을 가슴 깊이 간직한 채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섰다. 2010년 우연한 기회로 춘향선발대회에 나가게 됐고, 생각지도 못하게 ‘선’에 뽑히며 그녀의 인생은 180도 반전을 맞게 됐다. 이후 수많은 러브콜이 쏟아졌고, 고심 끝에 2011년 KBS N에 입사하면서 스포츠 아나운서로 새 삶을 시작하게 됐다.

“저의 20대는 참 파란만장했어요. 그저 무용이 좋았고 교수가 되고 싶었죠. 그런데 현실의 벽은 너무 높았어요. 억지로 꿈을 내려놓았죠. 방황도 할 뻔 했는데 그러긴 싫더라고요. 그래서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섰고 방송국에 입사하게 됐죠. 지금 되돌아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고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보냈거든요.”

#화려했던 스포츠 아나운서 시절을 뒤로하다

스포츠 아나운서 시절 윤태진은 그야말로 꽃길을 걸었다. 2011년 입사 이후 4년간 야구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으며 ‘야구 여신’으로 불렸다. 외모도 외모지만 윤태진은 일에 있어 그 누구보다 열정적이었다. 야구경기가 끝나면 늘 밝은 모습으로 팬들을 마주했고 팬들도 그녀의 프로다운 모습을 좋아했다. 하지만 윤태진은 뜻하지 않게 KBS N을 떠나게 됐고 다시 한번 인생에 있어 좌절의 순간을 마주했다. 퇴사 후 6개월은 한숨 그 자체였고 인생에 있어 가장 힘든 순간이었다고 그는 회상했다.

“굉장히 막막했어요. 스포츠 아나운서 외엔 아무것도 생각해본 적이 없거든요. 당장 내일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그다음 날은 뭘 해야 할지 머릿속이 캄캄했죠. 또다시 억지로 제 꿈을 내려놓게 된 순간이잖아요. 왜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날까 하늘을 원망하기도 했죠. 뜻하지 않은 6개월의 공백기 동안 정말 걱정이 많았어요.”

#비 온 뒤 땅이 굳는 법… 방송인으로 새 출발

좌절의 순간에도 결코 희망을 잃지 않았던 윤태진은 현 소속사 코엔스타즈와 전속계약을 맺고 프리랜서로 나섰다. 방송인으로 새 삶을 시작하게 된 것. 첫 예능 tvN의 ‘소사이어티 게임’에 출연해 좋은 인상을 남겼고, SBS 라디오 ‘배성재의 텐’에 고정 게스트로 출연하며 청취자들을 만나고 있다. 처음엔 스포츠 현장과 분위기가 너무 달라 힘겹기도 했지만 빠르게 적응하며 방송에 재미를 붙이고 있다고 방긋 미소를 지었다.

평소 노래를 좋아했다는 윤태진은 격월간으로 발행하는 프로젝트 앨범 ‘바이먼슬리 2017(Bimonthly 2017)’ 보컬로 데뷔해 가요 쪽으로도 눈을 돌렸다. 지난달 30일 음원을 공개한 그녀의 생애 첫 노래 ‘섬머 왈츠’는 방송으로 다져진 맑은 목소리가 큰 울림을 주는 곡이다. 그동안 숨겨왔던 끼와 흥을 쏟아부었고 예능인으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게 된 것. 우리가 알고 있던 ‘야구 여신’ 윤태진이 아닌 ‘예능 여신’ 윤태진을 마주한 순간이었다.

“주변에서 가끔 이런 질문을 해요.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으냐고요. 제 대답은 ‘다요’예요. 그만큼 보여주고 싶은 것도 보여줄 것도 많아요. 스포츠 아나운서의 모습은 더는 보여드릴 수 없지만, 그동안 보여드리지 않은 새로운 모습을 많이 보여드릴 계획이에요. 방송인이자 예능인, 또 아직은 부끄럽지만 가수로서의 모습도 차근차근 보여드릴 거고요. 예능인 윤태진의 모습을 기다려주시고 기대해주세요. 분명 놀라실 겁니다. 하하.”

giba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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