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기획] 여름 성수기 맞은 극장가, '천만' 자리 누가 앉을까

[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7, 8월은 극장가 성수기로 통한다. 전체 관객의 4분의 1가량이 두 달동안 극장을 방문하기 때문. 천만영화가 여름에 터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대진표부터 흥미롭다. 올 여름 극장가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군함도’를 시작으로 ‘택시운전사’ ‘청년경찰’을 거쳐 ‘장산범’으로 달리게 될 한국 영화들이 출격 준비를 마쳤다. 각각 CJ E&M,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 NEW 등 4대 메이저 투자배급사가 심혈을 기울인 영화다. 여기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도 잇달아 개봉일을 결정했다. 이름 자체로 브랜드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덩케르크’와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혹성탈출: 종의 전쟁’이 그것. 각 영화의 전력을 점검해보자. 과연 어떤 영화가 마지막까지 웃을 수 있을까. 

▲‘군함도’ 끌고 ‘택시운전사’ 밀고…쌍천만 노린다

한국 영화의 시작은 오는 7월 26일 개봉을 앞둔 ‘군함도’다. 제작비만 220억 원, 700만 이상의 관객이 영화를 봐야 손익분기점을 넘는다. 현재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김수안 등 화려한 출연진으로 라이트 훅, 류승완 감독이라는 듬직함으로 레프트 훅, 실화가 주는 소재의 무게감으로 어퍼컷을 날린다.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하시마, 군함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림)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400여 명의 조선인 이야기를 그렸다. 애국·항일의 코드는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가장 좋은 소재다. 일장기를 반으로 가르는 ‘군함도’의 예고편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명량’ ‘암살’ ‘밀정’ 등은 메시지와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예다.

‘택시운전사’는 영화에 대한 남다른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8월 2일이 개봉일임에도 3주 전 언론시사회를 열고 전국 일반시사회를 진행중이다. SNS의 발달로 입소문이 영화의 흥행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 된만큼 관객에게 직접 평가를 받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이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 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를 그린 영화. ‘설국열차’ ‘관상’ ‘변호인’ ‘사도’ ‘밀정’의 흥행 주역 송강호가 만섭으로 분했다. 토마스 크레취만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취재하는 기자 역할로 호흡을 맞추고 유해진, 류준열 등 주연급 배우들이 기꺼이 조연으로 출연, 영화의 힘을 보탰다. 총 제작비 150억원으로 책정된 ‘택시운전사’의 손익분기점은 450만명. 장훈 감독의 담담한 연출이 언론의 호평은 물론이고 일반 관객의 호평까지 이끌어내이 450만 동원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두 영화의 밀고 당기기가 2015년 ‘암살’ ‘베테랑’처럼 ‘쌍천만 신화’를 이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이는 상황이다.

▲뛰고 구르는 ‘청년경찰’, 지켜보는 ‘장산범’

8월 9일 개봉하는 ‘청년경찰’은 올 여름 유일한 휴먼 코미디 장르다. 이미 시나리오 단계부터 탄탄한 작품성으로 기대를 모은 작품. 여기에 ‘주연인 박서준과 강하늘의 연기 호흡이 역대급이다’ ‘영화가 잘 빠졌다’라는 영화인들의 입소문까지 자자한 상태라 더욱 기대를 모은다. ‘내부자들’ 개봉전 이런 분위기가 충무로를 감쌌는데 ‘청년경찰’이 그 뒤를 잇게 될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을거다. 오락영화가 갖춰야할 미덕은 자고로 첫째도 재미, 둘째도 재미. ‘청년경찰’은 여기에 감동과 메시지까지 잡았다는 후문. 전작 ‘코알라’로 내공을 입증한 바 있는 김주환 감독은 이번 ‘청년경찰’을 통해 자신의 이름 석자를 대중의 뇌리에 제대로 알릴 것으로 보인다.

8월 17일 관객과 만나는 ‘장상범’은 공포 스릴러물. 목소리를 흉내 내 사람을 홀린다는 장산범을 둘러싸고 한 가족에게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그린다. 전작 ‘숨바꼭질’을 통해 충격적인 전개와 탄탄한 스토리라인을 선보이며 560만 흥행 신화를 쓴 허정 감독의 신작이다. ‘장산범’ 무더운 여름 관객들의 오감을 자극하며 올여름 최고의 스릴과 공포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할리우드 자존심 지킬 ‘덩케르크’, ‘혹성탈출: 종의 전쟁’

7월 20일 개봉한 ‘덩케르크’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는 것만으로 40%의 예매율을 기록한 영화다. 놀란 감독은 ‘다크 나이트 라이즈’ ‘인셉션’ ‘인터스텔라’ 등으로 한국내 탄탄한 고정팬을 확보하고 있다. 더불어 ‘덩케르크’는 감독 생애 처음으로 실화 소재를 이용해 만든 전쟁 영화로 알려져 팬들의 궁금증을 자극한다. 1940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덩케르크 해안에 고립된 40만여 명의 영국군과 연합군을 구하기 위한 사상 최대의 탈출작전을 그렸다.

한국 영화 기대작들보다 한 발 앞서 개봉하는 ‘덩케르크’가 어느 정도 흥행성적을 보여줄지, 더불어 뒤이어 개봉하는 한국 영화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 대상이다.

8월 15일 개봉하는 ‘혹성탈출: 종의 전쟁’은 인간과 공존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가족과 동료들을 무참히 잃게 된 유인원의 리더 시저와 인류의 존속을 위해 인간성마저 버려야 한다는 인간 대령의 대립, 그리고 퇴화하는 인간과 진화한 유인원 사이에서 벌어진 종의 운명을 결정할 전쟁의 최후를 그린 작품이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96%를 기록해 국내 관객들 사이에서도 관심이 높은 작품. ‘혹성탈출’ 3부작의 방점을 찍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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