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분석관 한 명?"… 그랑프리서 드러난 '지원 부재'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전력분석관 1명인 국가는 한국밖에 없어요.”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이 ‘2017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에서 정상 전력을 찾아가고 있다. 16일 폴란드에서 치른 페루와의 2그룹 2주차 첫 경기에서 레프트 김연경(상하이)과 리베로 김해란(흥국생명)의 공·수 맹활약을 앞세워 완승을 하고 3연승을 내달렸다. 아직 경기 일정이 남았지만, 애초 목표한 우승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이다.

다만 이번 그랑프리 대회에서 아쉬운 점은 바로 지원 스태프의 보강이다. 이는 페루전에서 명확하게 드러났다. 이날 경기의 핵심은 김연경이 팀의 중심을 잡아주면서 해결사 역할을 소화한 점, 그리고 김해란이 페루 공격을 무력화하는 ‘미친 디그’에 있었다.

이를 쉽게 생각하면 김연경과 김해란의 개인 능력에 따른 활약이었다. 그런데 이를 돌려 생각해보자. 상대 공격수의 특성과 수비 전략을 좀 더 세밀하게 파악하고 경기에 나선다면, 김연경과 김해란뿐만 아니라 대표팀 선수단의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상대 블로커의 습성을 파악한다면 공격력 증대가 가능하고, 상대 공격수 스파이크 성향을 분석하면 수비가 탄탄해 질 수 있다. 문제는 현 대표팀 체제에서는 무리가 따른다는 점이다. 전력분석관이 단 한 명이기 때문이다.

그랑프리 대회에 참가하는 대부분 국가는 적게는 2~3명, 많게는 4~5명의 전력 분석원을 선임한다. 배구도 시대 흐름에 맞춰 정보전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그랑프리가 아니라, AVC(아시아배구연맹컵)과 같은 비교적 소규모 국제대회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한국은 수년째 한 명의 전력분석원만 파견하다. 더 큰 문제는 고정 전력분석원이 없다는 점이다. 2015 월드컵, 2016 리우올림픽, 2017 그랑프리 대회까지 모든 대회의 전력분석원이 달랐다.

이는 팀 매니저의 경우도 마찬가지. 매니저는 선수단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행정업무를 도맡아 한다. 이 경우 각 선수단의 특성을 파악한다면 좀 더 원활할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협회 측은 매니저를 계약직으로 선임하고 있다. 그래서 매 대회 매니저가 바뀌는 것이 현실이다. 실무 전문가를 키우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강팀은 선수들만 잘한다고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코치진, 지원 스태프가 삼위일체를 이뤄 각 분야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야 최고의 성적으로 이뤄진다. 지원 없이 좋은 성적을 바라는 것은 배구협회 고위 관계자의 욕심이다. 

young0708@sportsworldi.com 

사진=FIV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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