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위크엔드스토리-박지수③] “선수촌 편하단 생각에 소름”

[스포츠월드=진천·권영준 기자]“선수촌 편하단 생각에 소름돋아.”

최연소 국가대표, 한국 여자 농구의 기둥, 미래를 짊어질 기대주. 꽃다운 스무 살에게 주어진 이 거대한 타이틀의 무게는 얼마나 무거울까. 따뜻한 햇볕 아래 캠퍼스를 누비며 청춘을 즐기기에도 모자란 시간이지만, 그 어마어마한 부담감 속에 지금 이 시각에도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코트를 누비는 묘령(妙齡)의 여인이 있으니, 주인공은 바로 박지수(19·KB국민은행)이다. 스포츠월드가 최근 한국 여자 농구대표팀에 합류해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에 여념이 없는 박지수와 만났다. ①“비난 감수하니 간절함 생기더라” ②“어엿한 프로… 이젠 핑계가 없다” ③“선수촌 편하단 생각에 소름”

▲“선수촌 편하단 생각에 소름”

그는 최근 자신의 모습을 ‘집순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요즘 외박을 나가면 집에서만 있다가 선수촌으로 복귀한다. 절대 친구가 없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웃음)”며 “솔직히 놀고 싶지만. 외박을 받아서 하루 신나게 놀면, 다음날 훈련이 힘들어진다. 그 시간이 너무 아깝다. 그냥 집에서 푹 쉬고, 일찍 선수촌에 들어와 다음날 훈련을 준비하는 것이 훨씬 마음이 편하다”고 전했다. 이어 “성인이 되면서 술도 마셔봤지만, 다음날 집중력도 떨어지고 밸런스도 무너지더라. 그래서 최근에는 놀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있고, 술자리도 안 간다”고 전했다.

스무 살 젊은 선수에겐 너무나 가혹하지만, 그래도 한국 여자 농구를 위해서는 꼭 필요한 부분들이었다. ‘현재 생활을 즐거우냐’라는 질문에 그는 “힘들지만 즐겁다”고 껄껄 웃으며 답했다. 그는 “주위 사람들이 즐기라는 말을 해준다. 솔직히 힘든데 어떻게 즐기느냐”고 웃음 폭탄을 터트린 뒤 “훈련을 마치고 선수촌 숙소에 누으면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문득 편하다는 생각에 소름이 돋기도 한다. 이 과정이 나에겐 너무 즐겁다. 열심히 훈련해서 자신감을 키우고, 성장하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과정이 힘들지만, 즐겁다”고 미소지었다.
그는 “최근 고아라 언니가 미국 무대에 도전하는 모습을 봤다. 그 도전 정신이 너무 부럽더라”라며 “나 역시 도전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 꿈을 향해 달려가겠다”고 활짝 웃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 = 권영준 기자,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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