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도 구단도 함박웃음…귀한 자원 대한항공 정성민

[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얼굴이 달라졌어요.”

새 식구가 된 정성민(29)을 본 대한항공 프런트는 흐뭇한 표정으로 말했다. 취약 포지션인 리베로를 보강해 든든했는데 실제 코트에서 파이팅이 넘치는 모습을 보자 만족감은 두 배가 됐다.

대한항공은 비시즌 리베로 보강에 온 힘을 기울였다. 그 결과 지난 6일 현대캐피탈에 차기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주고 정성민을 받아왔다. 2010~2011시즌 1라운드 3순위로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에 입단한 경기대 출신 정성민은 2012년 현대캐피탈로 트레이드된 뒤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지난 1월 전역했다. 기존 백광현과 한국전력에서 자유신분 선수로 나온 라광균에 정성민까지 대한항공은 오프시즌 큰 동력을 얻었다.

현대캐피탈은 여오현 플레잉코치와 박종영, 신동광 등이 있어 포지션 정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대한항공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사실 현대캐피탈의 배려도 숨어있다. 당초 선수간 1대1 트레이드를 추진했지만 대한항공 측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하지만 정성민이 꼭 필요했기에 신인지명권을 제안했고 현대캐피탈은 받아들였다. 냉정히 우승경쟁팀의 전력을 보완시켜주기보단 차라리 정성민을 보유하는 게 현대캐피탈로서는 유리하다. 하지만 정성민의 미래를 최우선으로 감안한 최태웅 감독의 배려다. 이런 결정에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최태웅 감독에 “빚을 졌다”고까지 말했다.

정성민은 완벽히 녹아들고 있다. 합류했을 때만 해도 다소 의기소침했다는 게 프런트의 첫 인상. 하지만 함께 훈련하면서 본인의 포지션과 역할이 팀에서 필수라는 점을 깨닫고 ‘의욕만만’이 됐다. 실제 정성민은 리베로 포지션의 맏형이다. 구단 관계자는 “표정 자체가 처음과 완전히 달라졌다. 본인의 자리를 찾았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정말 열심히 하더라”고 귀띔했다.

박 감독에게도 천군만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하고도 현대캐피탈에 챔피언결정전에서 패한 기억은 쓰라리다. 하지만 정성민을 보고 다시 ‘할 수 있겠다’는 미소를 되찾았다. 우리나이로 서른의 정성민, 대한항공의 귀염둥이가 됐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대한항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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