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실화냐②] '1세트 무득점' → '팀 최다'… 김연경이니깐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Of the 김연경, By the 김연경, For 김연경’

설명이 필요없는 활약이다. 팀 스포츠는 혼자서 절대 빛날 수 없다고 하지만, 이 문장은 김연경(29·상하이) 앞에서 작아질 수밖에 없다. 그만큼 빛나는 활약이었다.

홍성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은 9일(한국시간) 불가리아 루세에서 끝난 독일과의 ‘2017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그랑프리’ 2그룹 1차전에서 홀로 20득점을 기록한 김연경의 맹활약을 앞세워 세트스코어 3-1(19-25 25-23 25-18 25-23)로 승리했다. 2014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그랑프리 무대에 오르는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은 2그룹 1차전을 승리로 장식하고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이날 경기에서 김희진 김수지 김민연(이상 IBK기업은행) 김해란(흥국생명) 등 각 포지션에서 각자 역할을 모두 소화했다. 하지만 김연경의 활약은 독보적이었다. 스포츠월드가 그 이유를 분석했다. ①설명이 안 되는 기록지 ‘이것이 김연경’ ②‘1세트 무득점’ → ‘팀 최다 득점’ ③통역까지 하는 팔방미인

▲‘1세트 무득점’ → ‘팀 최다 득점’

김연경의 첫 득점은 2세트가 돼서야 나왔다. 8-9로 뒤진 상황에서 오픈 공격이 통하면서 이번 대회 마수걸이 득점을 올린 것이다. 에이스라는 타이틀을 지닌 김연경에게는 늦어도 한참 늦은 득점이었다.

그가 1세트에 무득점이었던 이유는 복합적이다. 일단 내부에서 찾자면 수비 불안이었다. 팀 리시브를 전담하다시피 하는 김연경은 1세트 초반 몸이 덜 풀린 듯 보이지 않는 범실을 범했다. 박정아도 마찬가지였다. 수비가 전체적으로 흔들리면서 공격 자체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상대 집중 견제도 피하기 힘들었다. 김연경은 이미 월드스타 대열에 합류한 팀 에이스이다. 집중 견제는 당연했다.

하지만 그대로 물러날 김연경이 아니었다. 스스로 자기 페이스를 찾아갔다. 여기에 2세트에 투입된 김미연이 수비 안정화에 기여하며 김연경의 부담도 조금은 덜었다. 특히 김연경은 1세트에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고 해서 무리하게 공격을 시도하지 않았다. 중요한 순간에 정확하게 스파이크를 때리는데 집중했다. 그리고 2세트 8-9에서 동점을 이루는 득점을 올리면서 대표팀의 상승세를 주도했다.


한 번 터진 득점은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억지로 만들어내는 공격이 아닌, 김연경 스스로 자기 플레이를 찾아서 만들어낸 득점이었기에 독일 수비진도 무너졌다. 특히 3세트 초반에 이뤄진 득점은 김연경이기에 가능했다. 상대 공격을 가까스로 걷어 올렸고 곧바로 2단 공격으로 연결했다. 하지만 토스가 네트 가까이 붙었고, 상대 높은 블로킹도 가로막기에 나섰다. 이때 김연경은 상대 블로킹에 대고 감각적인 밀어넣기로 쳐내기를 시도했다. 살짝 툭 넘긴 공은 상대 블로킹에 맞고 밖으로 나갔다.

여기에 4세트 시작과 동시에 서브득점까지 기록하며 화룡점정을 찍었다. 스스로 페이스를 찾아가는 능력, 그것이 1세트 무득점에 그친 김연경이 팀 최다 득점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이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 = FIVB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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