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회의 풍경소리] 업장소멸 의식 '생전예수재'

4년마다 드는 윤달이 음력 5월에 들었으니 올 여름은 유난히 덥고 길 것이다. 불가에서는 윤년이 들거나 윤달이 드는 해에는 반드시 생전예수재(生前豫修齋) 행사를 한다. 예수재란 살아 있을 때 자기의 여러 불선업에 대한 참회는 물론 업식을 미리 닦는다는 뜻으로서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한다는 의미이다. 즉 불교에서는 기본적으로 신구의(身口意)로 짓는 불선한 삼업(三業)을 잘 단도리해 악업을 짓지 않음은 물론 이미 지은 몸과 입과 생각으로 짓는 잘못된 세 가지 업을 맑게 하여 몸과 마음을 청정히 한다는 의미다. 물론 예수재(預修齋)는 산 사람을 위한 것이다. 살아있을 때 스스로 미리 재를 지내 명을 마친 후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것인데 태어난 존재는 죽지 않을 수가 없다. 말 그대로 살아있는 동안 진 빚과 업을 죽기 전에 미리 갚아 여여하게 사후를 대비하는 의식이다.

이러한 예수재 신앙은 우리나라의 경우 고려시대 부터 널리 행해졌으나 이는 대승불교의 아주 고유하고도 오랜 전통이다. 대부분의 사찰에서는 윤년이나 윤달이 든 해에는 빠짐없이 성대하게 행해지는 중요한 행사이며 이러한 의식 가운데는 현재 살아 있는 자신을 포함하여 이미 명을 마친 조상은 물론 연관이 있으나 없으나 모든 사바세계의 유주무주 고혼까지도 극랑왕생을 비는 의식을 행하게 된다. 윤달에는 수륙재가 행해지기도 하는데 몇 년 전부터 횡행하기 시작한 AI나 조류독감 등으로 인하여 셀 수 없이 많은 소 돼지 닭 등을 살처분 하는 현실에 있어 우리 인간이 짓는 무수한 불선업을 지나쳐 악업이 깊으니 이 윤달을 의미없이 넘겨서는 안될 것이다.

불교의 여러 경전에서도 생전 예수재에 대한 내용이 보이는데 ‘불설관정수원왕생시방정토경’에 보면 “봄에 뿌린 한 알의 씨앗은 가을에 가서 천만 개의 씨를 맺는다. 예수재를 지낸 공덕 또한 이와 같으니라.”고 되어 있고 “계법을 잘 지키고 보리도를 수행하며 죽기 전에 21일간 예수(역수)하여 등을 밝히고 번을 달며 독경을 하고 불법을 닦는다면 그 공덕이 얼마나 많겠느냐는 물음에 부처님께서는 그 공덕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으며 소원에 따라 좋은 과보를 얻는다.”고 기록되어 있다.

재의 공덕은 ‘지장보살본원경’에 간곡하게 기록되어 있는데 “생전에 좋은 인연을 닦지 않고 죄만 많이 지은 사람이 죽은 뒤 그 권속들이 그 사람을 위해 공덕을 베풀지라도 그가 받을 수 있는 것은 7분의 1뿐이고 나머지 7분의 6은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그러므로 현재 미래의 중생들은 스스로 수행하여 그 공덕을 받으라.”고 되어 있으니 이미 명을 마친 조상님 등 선망 친족연족 영가들에게 돌아가는 공덕의 몇 배가 그 재를 올리는 살아 있는 자손들에게 더 큰 공덕이 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과학이 발달하다보니 영혼의 존재에 대해 미신으로 치부하거나 무관심한 사람들이 많은데 절대 가볍게 여길 일이 아니다. 과학적인 규명은 이미 있는 현상의 메카니즘을 단지 십분의 일도 해명하지 못한다. 여러 부사의한 일들을 경험한 우리 조상들이나 선지식들은 예로부터 군달 덤달 여벌 달 또는 공달이라 하여 무탈하다 생각된 윤달에 생전예수재를 지내어 바르고 참되게 사는 의미를 되짚어보게도 한 것이다. 게다가 1년 열두 달을 관장하는 신은 있어도 열세 달을 관장하는 신은 없다한데서 생전예수재를 윤달의 주요 의미를 삼았으니 분명 그 의미가 지중하다 할 것이다. ★김상회의 풍경소리(02-533-8877)에서는 부산 및 지방 애독자들을 위해 전화 상담을 진행해 드립니다. www.saju40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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