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승의 부상이탈… 팀도 팬도 본인도 속상한 상황

[스포츠월드=광주 권기범 기자] 두산 불펜에 적색경보가 켜졌다. 좌완마무리 이현승(34)이 전열에서 이탈했다. 전반기 내 복귀가 쉬워보이지 않는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21일자로 허리 통증에 시달리던 이현승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대신 올릴 투수도 없어 26명으로 경기를 치렀다. 유격수 김재호가 여기저기 잔부상이 많아 김 감독은 차라리 투수 대신 내야수 서예일을 등록할 예정이다. 2군에서 콜업가능한 자원은 현재로서는 장민익 정도 뿐이라는 게 구단 측의 아쉬움 섞인 답변이다.

이현승의 이탈은 마운드 전력에 적지 않은 출혈이다. 우완 이용찬과 더블스토퍼 개념으로 마무리를 운영하고 있는 두산으로선 이현승은 승리를 매조짓는 양 기둥 중 한 명이다. 올 시즌 27경기(29⅔이닝)에서 5세이브4홀드(2승2패) 평균자책점 3.64를 기록 중이었다. 진땀투가 많다고 해도 두산에서 이현승의 안정감을 넘는 불펜투수는 없다.

마지막 피칭은 지난 8일 잠실 삼성전이었다. ⅓이닝 2피안타(1피홈런) 2실점을 기록한 이후 등판하지 않다가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허리가 아팠다. 마운드에 오르지 않고 휴식을 취하며 상태를 지켜봤지만 쉬이 낫는 부위가 아니다. 계속 보고를 받아온 김태형 감독은 전력투구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결국 전력풀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사실 이현승은 개막 후 김 감독의 걱정거리였다. 등과 발목 등 잔부상이 많고 어느새 고참대열에 들어서면서 피칭 후 회복능력이 예전같지 않았다. 김 감독은 “노련미로 던져왔다”고 말했다.

선수 본인도 속상한 일이 겹친다. 바로 내달 15일 열리는 올스타전 출전여부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 이현승은 드림올스타 중간투수 부문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 중인데 출전을 고사할 가능성이 크다. 허리 통증이 낫는다고 해도 시기상 몸조심을 해야하고, 재활 중이면 1군 엔트리에 없는 선수가 얼굴만 비치는 꼴이 된다. 그럴 바에야 다른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게 낫다.

이현승은 불안한 불펜진에서 그나마 단비 같은 존재였다. 그 공백을 비워둘 수는 없다. 누군가로 메워야한다. 보우덴이 복귀하기 전까지 그 자리를 맡길 예정이던 이영하까지 불펜행이 거론되고 있다. 김태형 감독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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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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